조선시대의 '잇템'이었던 자개가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는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옥 씨의 특별한 자개 사랑법을 공개한다.
옛날 안방마님들의 꿈이었던 자개장이 언제부턴가 길거리에 버려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는 영옥 씨. 어느 날 그는 버려진 자개장들의 공통적인 단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자개들이 모두 검은색 가구에 붙어있는 것이었다.
이는 자개의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기 위해선 검은색 가구가 필수였기 때문이었는데 그때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바로 색 자개였다. 형형색색 다양한 색을 자개에 직접 입힌다면 더 이상 검은색 가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 영옥 씨는 수년간 밤낮을 지새우며 연구에 매달렸다.
결국 원하는 색을 자개에 입힐 방법과 그라데이션까지 표현할 방법을 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하게 된 것이다.
이후 영옥 씨의 자개는 자개장은 물론 테이블과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작은 가구부터 손거울, 휴대폰 케이스와 그립 톡, 텀블러 등 각종 소품에까지 활용됐다. 이렇듯 그의 자개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드라마나 영화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러브콜까지 받게 됐다.
내로라하는 각종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옥 씨의 자개는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영옥 씨의 자개 사랑은 어릴 적부터 시작됐다. 자개 가공업을 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던 그는 집안의 반대에도 끝내 자개 기술자인 남편과 결혼생활을 택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는 세계 최고 자개 기술자를 꿈꿨던 남편의 뜻을 잇기 위해 사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 부딪혀야만 했지만 그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지켜보는 가족을 굶길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버텼다.
결국 그는 무너져 가던 자개 사업을 연 매출 10억 원으로 이끌며 자개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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