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술은 아름다움으로 인간을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 정신적 서비스업인 셈이다.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는 진실이다. 이번 시즌에 초대된 작가 23명의 작품도 이런 역할에 충실하다.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6에서 소개된 작가 가운데 인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로 아름다움에 접근하는 작가로는 남여주, 남정임, 문선미, 송인, 윤선홍, 이재은이 있다.
자신의 현실적 삶을 초현실적 공간으로 표현해온 권주안은 그림 그리는 일 자체에서 위로를 얻는 작가다. 작품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 자기 주문적 회화인 셈이다. 사소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사건에서 감정의 모습을 추적하는 서정배는 매일 평탄하게 반복되는 자신의 일과를 드로잉하는 작업이다.
신세대 감각으로 새로운 표현영역에 도전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손하원과 류혜린의 작업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손하원은 컴퓨터를 표현 도구로 회화와 사진의 조합하고, 이를 입체적 모형으로 만들어내는 복합적 회화를 보여준다.
류혜린은 퍼포먼스의 흔적을 회화로 옮겨내는 신체 드로잉 작업이다. 그는 자신의 몸 전체를 표현도구 삼아 붓질의 결과물을 회화로 만들어낸다.
박해수의 작업은 수도자의 고통을 연상시키는 노동의 결과물이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도구로 선을 찍어내는데, 무수히 많은 선을 겹쳐 추상적 화면을 연출한다.
전통 회화 기법으로 식물의 일부분을 확대하는 장명균은 색채의 우러남을 작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수없이 반복되는 옅은 색의 붓질로 깊이 있는 색채감을 찾아가고 있다.
전통적 아름다움을 이 시대 감성으로 번안해내는 작가로는 김근정, 김종규, 박석신, 이상의, 정선아, 최순녕이 있다.
정선아와 김종규는 전통 기법 자체를 고수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보여준다. 전통 채색화의 장식미에 키치 요소를 결합시키는 정선아는 현대 채색화에 도전하고 있다. 전통 수묵 기법에서 현대적 감성을 포착하는 김종규의 작업은 모노톤의 풍경 사진처럼 보인다. 극사실적 수묵화로 불리는 그의 작업은 전통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 옻칠과 자개 기법을 응용해 장식성이 강한 정물화를 보여주는 이상의는 품격 있는 우리 미감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대중적 선호도 높다.
역시 전통 주제인 십장생의 의미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김근정은 독자적 화면구성과 색채의 세련미로 주목받는 작가다.
이야기 그림으로 알려진 박석신은 조각 그림 기법으로 전통 이야기와 조선시대 회화를 재해석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에서 나오는 감동의 파장을 전통 회화 기법으로 표현해온 최순녕의 회화는 동 서양 예술이 지향하는 공통적 미감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즈한국 아트에디터인 전준엽은 개인전 33회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40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학원>, <일요신문>, <문화일보> 기자와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을 역임했다.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등 저서 4권을 출간했다. |
전준엽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