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친동생 주장에 일일이 반박 “거짓 폭로 이현주, 자기만 행복해 보여”
지난 2월 28일 이현주의 남동생이 폭로한 에이프릴 멤버들의 이현주 괴롭힘 의혹 이후 긴 침묵을 지키고 있던 멤버들이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8일이 시발점이었다. 이날 소속사인 DSP미디어가 에이프릴의 괴롭힘 폭로글을 쓴 이현주의 고등학교 동기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 사실이 보도됐다.
대중들 사이에서 이 사실이 알려지며 에이프릴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자 멤버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6월 11일과 13일 각각 이나은·이진솔과 이나은의 친언니가 입장문을 올렸다. 이나은과 이진솔은 이현주를 괴롭힌 주축으로 지적돼 온 멤버들이다. 이들은 모두 이현주가 주장한 괴롭힘이 존재하지 않은 점, 이현주에게 악의를 품거나 그렇게 행동한 점이 없고 잘 지내온 점 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나은의 친언니가 활동 당시 이나은의 다이어리를 공개하며 "당시 동생은 본인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워했기에 누군가를 왕따 시킬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다이어리의 뒷면에 누군가에 대한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더럽다" "제발 내 눈 앞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글귀가 확인되면서 또 다른 의혹을 사기도 했다.
6월 17일에는 김채원이 장문의 입장문을 올렸다. 지난 4월 18일 이후 두 번째인 이 입장문에서 김채원은 이현주의 친동생과 그의 고등학교·대학교 동기들이 폭로한 것에 전면 반박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현주는 데뷔 당시 연습에도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왔으며, 2015년 8월 25일 '더쇼'로 첫 데뷔 후 같은 주 금요일 예정됐던 '뮤직뱅크' 리허설을 '펑크' 냈다. "데뷔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신인이 리허설을 펑크낸 것은 최초라며 굉장히 무례한 걸그룹으로 일주일 만에 낙인 찍혔다"는 게 김채원의 주장이다.
다만 그의 말과 달리 이현주는 문제의 '뮤직뱅크'에 출근길부터 리허설까지 예정대로 참여한 것이 확인됐다. 공식 입장에서 허위가 드러난 것을 네티즌들이 지적하자 김채원은 "(2015년 8월 28일이 아니라) 2015년 9월 11일 뮤직뱅크가 현주가 리허설에 오지 않았던 날"이라며 "워낙 오래전 일이라 일주일 정도 만에 일어났던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의 변경된 주장에 따르면 '데뷔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신인이 리허설을 펑크낸 것은 최초'라는 비난을 들었다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게 된다.
그 일 이후에도 이현주가 여전히 안무 연습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늘 아픈 곳을 호소하며 의욕 없는 모습을 보이자 안무 선생님이 그냥 안무 연상을 보여줄 테니 눈에 익혀오라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부분은 이현주의 친동생이 밝혔던 "멤버들의 괴롭힘으로 데뷔 직전까지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겠다고 회사에 알렸으나 회사는 들어주지 않았다. 회사가 보내준 안무 영상을 보고 돌아가서 피해주기 싫다며 혼자 연습했던 모습이 기억난다"는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네티즌은 안무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현주가 능숙하게 다른 멤버들과 안무를 바꿔 추거나, 무대 위에서 안무를 틀리는 장면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채원에게 비판적인 댓글을 단 네티즌들은 "이현주가 단순히 '멤버들 전체가 함께 하는 안무 연습에서 빠졌다'가 아니라 '왜 빠졌나'가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채원은 "현주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본인을 이해하고 맞춰주려 노력했고 저에게 항상 고마운 언니라고 했으면서, 저를 이간질해서 자기를 힘들게 한 언니로 탈바꿈 시킨 이유. 늘 옆에서 본인을 도와주고 챙겨주느라 힘들었던 저를 배신한 언니로 만든 이유. 말도 안 되는 거짓 소문을 지어내 이야기하고 다닌 이유"라며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저는 너무 이해되지 않는 이 상황이 정말 억울해서 초반에는 계속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혀 사실이 아닌 일을 마치 사실처럼 퍼뜨리면서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정말 억울하게 고통받고 있는데, 개인 유튜브며 SNS 활동을 보니 요즘 행복해 보인다"고 꼬집으며 "이제 그만 제자리로 돌려놔줬으면 한다. 저도 참을 만큼 참았고 이렇게 잘못된 방법으로 얻은 인기와 관심은 절대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진실은 밝혀지게 돼 있다"고 밝혔다.
입장문 게시 후 김채원은 팬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다가 또 다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 18일 이현주가 처음으로 낸 공식입장문에서 폭행을 거론한 것과 관련, 팬이 "현주가 언급한 폭행은 뭐냐"고 질문하자 "현주에게 제가 묻고 싶은 말이다. 저도 참 궁금한 부분이고 현주가 저에게 폭행 당했다는 증거를 먼저 올려주면 고마울 것 같다"는 답변이 문제가 됐다. 이현주는 자신의 입장문에서 폭행의 가해자가 김채원이라고 지목한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증거를 주면 고맙겠다"고 비아냥대는 말투를 사용한 것이 네티즌들의 심기를 거슬리게 한 것. 결국 에이프릴 멤버들의 연이은 입장문은 오히려 자충수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입장문 릴레이'가 이현주 측에 대한 도발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폭로자가 불송치된 이후 이현주와 그의 친동생과의 소송만을 앞두고 있는 DSP미디어 측이 정식 재판에 앞서 상대 측의 '패'를 보기 위함이 아니냐는 것.
연예 매니지먼트 소송을 다수 맡았던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언어 폭력이나 따돌림은 객관적인 증거가 사실상 전혀 남지 않기 때문에 현재 이현주가 법정에서 낼 수 있는 증거는 자신의 병원 진단서나 사건 발생 전후를 기점으로 주변 지인들에게 괴롭힘을 호소한 내용 등에 불과할 것"이라며 "아마 소속사나 멤버들도 증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증거가 있으면 사과하겠다'나 '증거가 있으면 보여달라'며 도발하는 어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는 대응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재판에 있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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