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300여 명 중 연예인 포함 가능성…김영준 체포 후 영상 전량 폐기되자 안도 분위기
김영준은 2013년 11월부터 최근까지 8년가량 관련 범죄를 이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1300여 명의 남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피해자들의 음란행위 등을 녹화했으며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압수한 영상은 무려 2만 7000여 개로 5.55테라바이트나 되는 양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연예계의 관심도 매우 크다. 2016년 몸캠 대란 사건의 후유증인데 1300여 명의 피해자 가운데 연예인이 포함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따르면 김영준은 주로 랜덤 소개팅 앱 ‘틴더’를 활용했다. 전화번호 인증만으로 가입이 가능하다는 빈틈을 노린 것인데 프로필 사진에는 여성 사진을 올렸다. 김영준은 자신을 여성으로 속인 뒤 남성들과 채팅을 시작했다. 카카오톡 또는 스카이프를 통해 대화하자고 유도했고 이후 여성 사진을 보여주면서 상대방 남성의 얼굴과 몸이 보고 싶다며 영상통화를 권유했다. 영상통화가 시작되면 준비해 놓은 여성 BJ 등의 음란 영상을 송출하면서 마치 자신인 것처럼 속였다. 영상 속 여성의 입모양과 비슷하게 대화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음성변조 프로그램까지 활용했다.
이런 방식의 범죄를 위해 김영준은 여성 음란 영상도 4만 5000여 개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렇게 영상통화를 하며 상대 남성의 나체 공개와 음란행위를 유도해 이를 녹화했다. 이렇게 확보된 영상물은 텔레그램 등을 활용해 다른 사람들의 영상과 교환하거나 판매했다. 아동 및 청소년 피해자도 39명이나 됐는데 김영준은 이 중 7명을 자신의 주거지나 모텔 등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하게 한 뒤 그 모습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거되는 등 ‘n번방’ 사건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됐음에도 김영준은 범행을 중단하지 않았다. 김영준의 범행이 ‘제2의 n번방’이라 불리며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지난 4월 23일에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글이 올라와 무려 22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지만 그의 범행은 계속됐다.
비슷한 시점인 4월 피해자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채팅 앱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쳐 피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6월 3일 주거지에서 김영준을 검거했다.
연예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경찰이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김영준이 소지하고 있던 피해 영상 원본을 압수해 폐기했다는 점이다. 또한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을 활용해 피해 영상 유포 상황을 확인한 뒤 이를 삭제 및 차단하기로 했다. 연예계에서는 피해자 1300여 명 가운데 연예인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2016년 연말에 불거졌던 남자 배우·아이돌 ‘몸캠 대란’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2016년 연말 연예인 3명을 포함해 SNS 스타, 유명 헬스트레이너 등 다섯 명의 나체 및 음란행위 영상이 유출돼 SNS를 통해 급격히 확산됐다. 물론 앞서 언급한 5명의 실제 나체 및 음란행위 영상인지 여부는 명확하게 확인되진 않았다. 그렇지만 이로 인해 이듬해 1월 방송 예정으로 미리 촬영을 마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몸캠 대란’에 휘말린 연예인의 출연 분량이 삭제되기도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와 강서경찰서에서 관련 수사에 돌입했다. 그 이전까지 몸캠 사건은 대부분 피싱 사기 사건이었다. 그런데 당시 사건은 피해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 돈을 뜯어내는 방식이 아닌 타인에게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경찰에서도 이런 방식은 새로운 범죄 유형이라고 밝혔다. 사실 남자 연예인이 피해자인 경우 협박을 통해 거액을 뜯어낼 수 있기 때문에 몸캠 피싱 사건으로 활용될 여지가 더 많아 보였지만 해당 영상물을 녹화한 이는 타인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후 대전지방경찰청이 남성 몸캠을 대량으로 유통한 20대 남성을 검거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제2의 n번방’ 사건이 불거지자 연예계에선 추가 피해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증폭했다. 2016년 ‘몸캠 대란’ 사건 당시처럼 또 다른 남자 연예인의 나체나 음란행위 영상이 유출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피해자지만 치명적 이미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다행히 김영준이 비교적 빠르게 체포됐다. 경찰이 피해 영상 저장 매체 원본을 폐기하면서 2차 피해가 불거질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지금 보면 2016년 당시 유출된 영상도 이번에 검거된 김영준의 소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추가 피해 남자 연예인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많았다”며 “2016년 사건은 다소 모호하게 지나가 버린 경향이 있다. 이번에 범인이 검거됐고 피해 영상물도 폐기된 만큼 비로소 몸캠 대란이 다 마무리된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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