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기름없어 출발 못 해…선주가 신고
19일 인천해양경찰서는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미수 및 절도 혐의로 40대 남성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 제6조는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지배 아래에 있는 지역으로부터 잠입하거나 그 지역으로 탈출한 자에 적용한다. 10년 이하의 징역을 처할 수 있다.
A 씨는 이달 16일 오후 11시 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용기포신항에 정박해 있던 1.33t급 선박을 훔쳐 타고 월북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다음날 오전 5시 28분 쯤 선박 선주로부터 “사라진 배가 부두 내 다른 곳에서 발견됐고 인근 바지선에 이상한 사람이 있다”는 내용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 씨는 현장에서 긴급체포됐다.
당시 A 씨는 부두에 묶여있던 선박의 홋줄을 풀고 시동을 걸려고 했으나 배에 기름이 없어 운항하지 못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표류하던 선박이 300m가량 떨어진 바지선까지 떠내려가자 그곳에 배를 붙들어 매고 바지선에서 잠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에 발견됐을 당시 A 씨는 발목에 깁스를 한 채였으며 목발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해경과 관계기관 조사에서 “북한에 가려고 배를 훔쳤다”며 “15일 낮에 여객선을 타고 백령도에 들어왔다”고 진술했다.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A 씨는 과거에도 경기도 파주 인근에서도 월북을 시도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훔친 배로 월북을 시도했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A씨에게 절도 혐의 외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A 씨가 스스로 북한으로 가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어 국가보안법 위반죄를 함께 적용했다”며 “선박 절도 당시의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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