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지만 아리아 부문에선 처음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는 세계 3대 바리톤으로 꼽히는 브린 터펠과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등을 배출한 콩쿠르다.
1983년 시작돼 2년마다 열리는 카디프 콩쿠르는 피아노 반주로 가곡을 노래하는 ‘송 프라이즈(Song Prize)’과 오케스트라 반주로 오페라 아리아를 노래하는 ‘메인 프라이즈(Main Prize)’ 두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김기훈은 두 부문 모두 결승 무대에 올랐으며, 아리아 부문인 ‘메인 프라이즈’에서 우승했다. 앞서 한국인으로는 바리톤 노대산(1999), 베이스 박종민(2015)이 가곡 부문에서 우승한 바 있다. 그러나 아리아 부문 우승은 김기훈이 최초다. 한편 이번 대회 가곡 부문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소프라노 마사반 서실리아 랑와나샤가 우승했다.
김기훈은 이번 콩쿠르에서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나는 이 거리에서 제일가는 이발사’,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의 ‘저녁별의 노래’, 조르다노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의 ‘조국의 적’ 등 아리아를 불렀다.
그는 수상소감으로 “콩쿠르에 참가해 공연할 수 있어 정말 황홀했다”며 “다른 참가자의 특출난 기량을 고려하면 우승했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영광이다. 내게 영감을 주는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김기훈은 전남 곡성 출신으로 연세대 음대를 수석으로 졸업, 독일 하노버 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해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한 그는 독일 하노버 극장을 거쳐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라 보엠’, ‘라 트라비아타’,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나비부인’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2016년 제12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성악 부문과 뤼벡마리팀 성악콩쿠르 등 4개 부문에서 우승했으며, 2019년에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성악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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