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각자 다른 역할을 해냈을 뿐”…BTS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오스카를 품에 안은’ 윤여정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는다. (함께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어떻게 경쟁을 하겠나. 그의 훌륭한 연기를 많이 봐 왔다. 우리 모두 다른 역할을 다른 영화에서 해냈다. 우리 사회에 사실 경쟁이란 있을 수 없다. 오늘 이 자리에서 (수상한 것은)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인 것 같다.”
‘오스카 레이스’ 내내 각종 시상식에서 빼어난 수상 소감을 들려주며 전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배우 윤여정이 결국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들려준 수상소감의 일부다. 함께 후보에 오른 미국의 대배우 글렌 클로즈에게 헌사를 보내고 ‘미나리’의 제작사 플랜B의 수장이자 시상자로 나선 브래드 피트를 향해 농담을 건넨 윤여정은 자신의 데뷔작 ‘화녀’(1971)의 고 김기영 감독에게도 감사의 마음까지 전하며 또 한 번 최고의 수상 소감을 들려줬다. 연기면 연기, 예능이면 예능, 그리고 수상소감까지 윤여정은 완벽한 엔터테이너다.
#‘기록 행진 이어간’ BTS
“4주 연속 빌보드 1위라니 아미(팬클럽) 여러분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신곡 ‘버터’가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4주 연속 1위에 오르자 BTS가 남긴 소감이다. 결코 빠지지 않을 이름, 2021년 상반기는 물론이고 언제나 최고의 연예인을 고르는 과정에서 망설일 필요 없이 꺼내 들어도 되는 이름이 바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다. 2021년 상반기에는 신곡 ‘버터(Butter)’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아직은 현재진행형인 만큼 정확히는 ‘4주+α 연속 1위’다.
긴 말이 필요 없는 월드스타인 만큼 올해 세운 기록만 언급하기로 한다. BTS의 핫 100 1위 횟수는 ‘다이너마이트’로 3회, 피처링 곡 ‘새비지 러브’ 리믹스로 1회, 최초의 한국어 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1회, 그리고 ‘버터’로 4회 등 총 9회다. ‘버터’를 통해 ‘다이너마이트’의 3회 기록을 돌파했으며 연속 1위 기록은 ‘다이너마이트’의 2회를 4회까지 늘려 놓은 상태다.
참고로 발매 후 빌보드 핫 100 1위로 직행한 곡은 빌보드 역사상 난 54곡뿐이며 4주 이상 연속 1위를 지킨 곡은 이 가운데 단 13곡으로 여기에 BTS의 ‘버터’가 포함돼 있다. 그룹으로는 1998년 에어로스미스의 ‘아이 돈트 원트 투 미스 어 싱(I Don't Want to Miss a Thing)’ 이후 최초니 당연히 21세기 들어서는 BTS가 처음이다.
아시아 가수로 범위를 좁히면 1963년에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가 3주 연속 빌보드 핫100 1위 기록을 갖고 있었는데, BTS의 ‘버터’가 4주 연속으로 그 기록도 뛰어 넘었다.
#‘역주행 신화 작성한’ 브레이브걸스
“사실 가수라면 누구나 차트 인을 꿈꾸는데, 저희처럼 힘들었던 그룹은 그런 걸 상상도 못 했어요. 그저 차트 진입만 하는 게 꿈이었는데 벅스, 지니에 이어서 멜론까지 1위를 하는 걸 보고 ‘내 꿈이 정말 현실이 되는 건가?’ 싶었어요.”(민영)
“이제까지 살아 보면서 저는 늘 엄청 힘들다가, 마지막에 진짜 죽을 것 같을 때 도와주시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여러분들도 정말 무슨 일을 할 때 포기하지 마시고, 매사에 최선을 다 하면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계시다면 언젠가 한 줄기 빛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은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브레이브걸스가 들려준 말이다. ‘역주행의 아이콘’이라는 단어만으로 브레이브걸스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크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 특히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고 있지만 너무 힘들어서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모두 브레이브걸스를 보며 힘을 얻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혼 아픔 뛰어 넘은’ 송중기
“영화 속 ‘태호’를 접하고 자포자기가 떠올랐다. 삶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정체된 인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캐릭터 분석을) 시작했다. 실제 송중기의 마음 상태와 태호가 비슷했다.”
2월 초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승리호’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송중기가 한 말이다. 송중기가 영화 ‘승리호’의 촬영을 시작한 시점은 2019년 7월 초다. 송중기가 송혜교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한 날짜가 2019년 6월 26일이니 바로 그 직후에 ‘승리호’ 촬영을 시작한 셈.
불행은 ‘승리호’가 코로나19를 만나면서 더 이어졌다. 애초 2020년 여름 극장가에서 ‘텐트폴 영화’(흥행이 확실한 상업영화) 역할을 맡을 예정이던 ‘승리호’는 거듭해서 개봉 일정이 뒤로 밀렸고, 송중기는 2020년 봄 콜롬비아에서 영화 ‘보고타’를 촬영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촬영을 중단하고 귀국해야 했다.
전화위복일까. ‘승리호’는 2021년 2월 5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2월 20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빈센조’ 역시 큰 사랑을 받으면서 송중기는 이혼 후유증을 가볍게 극복하며 다시 정상의 자리에 섰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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