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출정식 vs 비대면 출마 선언
가장 큰 차이점은 기자회견 방식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큰 강당을 빌려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출정식을 치른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전 녹화 영상을 공개하는 비대면 방식을 택했다.

이 지사는 7월 1일 오전 7시 30분 사전 녹화한 영상을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공개했다. 검은 배경에 검은 정장, 마이크를 앞에 두고 홀로 등장한 이 지사는 4400여 자 출마선언문을 14분여 동안 담담히 읽었다. 이 지사가 말하는 동안엔 배경 음악이 흐르고 이 지사의 그동안의 행보를 담은 사진이 지나갔다. 비대면 출정식을 택한 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는 동시에 이 지사의 ‘실용적 이미지’를 부각하는 측면이 컸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두 주자 모두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윤 전 총장은 정치를 시작한다는 측면에서 국민에게 직접 얼굴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고, 이 지사는 실험적 방법을 택하면서 돋보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자유민주주의’ 9번, ‘법치’ 8번 강조한 윤석열
윤 전 총장은 출마선언문 첫머리부터 안보를 강조하며 중장년 지지층을 공략했다. 윤 전 총장은 “천안함 청년 전준영은 분노하고 있었다. K-9 청년 이찬호는 억울해서가 아니라 잊히지 않기 위해서 책을 썼다. 살아남은 영웅들은 살아있음을 오히려 고통스러워했다. 국가를 지키고 국민을 지킨 우리를 왜 국가는 내팽개치는 거냐고 물었다”며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 그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시작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이 정권은)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다.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며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그야말로 ‘부패 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일선의 경험은 없다”면서도 검사 경험을 내세우며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호소했다. 윤 전 총장은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일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26년의 공직 생활을 했다. 국민들께서 그동안 제가 공정과 법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다 보셨다”며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음을 감히 말씀드린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했다.
#‘경제’ 18번, ‘성장’ 11번 강조한 이재명
이재명 지사는 양극화로 인해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말로 시작했다. 이 지사는 “취약계층이 되어버린 청년세대의 절망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 국민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라며 “누군가의 부당이익은 누군가의 손실이다. 투기이익 같은 불공정한 소득은 의욕을 떨어뜨리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운다”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강력한 경제 부흥정책을 예고하는 동시에 당내 지지세력 확장을 의식한 듯 한반도 평화경제체제 수립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대공황시대 뉴딜처럼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한반도평화경제체제 수립, 대륙을 여는 북방경제활성화도 새로운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실적도 부각했다. 이 지사는 “약속을 어겨도 제재가 없는 정치에선 공약위반이 다반사이고, 정치는 불신과 조롱의 대상”이라며 “지킬 약속만 하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 동안 공약 이행률이 90%를 넘었다”고 내세웠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경기도 계곡 불법시설 정비, 청년배당, 재난기본소득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이 지사는 “자랑스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토대 위에 더 새로운 이재명 정부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 전했다.
#윤석열 “문건 못 봤다”, 이재명 “인정, 죄송하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이 지사는 “죄송하다”며 정면 돌파했다. 윤 전 총장은 출마 선언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이른바 ‘X파일’과 관련한 질문에 “국민 앞에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과 관련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문건을 보지 못했습니다만, 출처도 불분명하고 아무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포한다면 국민들께서 다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장모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윤 전 총장은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 위치든 간에 수사와 재판을 받는 데에 대해선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석열 전 총장의 출마 선언문은 사실 정치 시작 선언문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 이재명 지사와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윤 전 총장은 현재 정책을 내기보단 야권 대권 주자로서 각인시키기 위한 얼굴을 내비친 것이고, 이 지사는 민주당 내 외연확장에 신경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