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기강 잡겠다며 회의 신설 시험 치러…서울대 “관련 논의 예정”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은 지난달 1일 부임한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안전관리팀장 등 서울대학교 측의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인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기숙사에서 매일 전층의 대형 100L 쓰레기봉투 6~7개와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를 직접 날랐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관리팀장이 근무 기강을 잡겠다는 이유로 회의를 신설해 정장 등 단정한 옷을 입도록 강요했고, 볼펜과 메모지를 지참하지 않으면 근무 평가 점수를 1점씩 감점하겠다고 압박했다.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첫 개관연도 등을 묻는 등 불필요한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점수를 공개한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문순 노조 서울본부 법규정책국장은 “고인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파열”이라면서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유족과 함께 산업재해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며 공동산재조사단 구성과 안전관리팀장 파면 등을 요구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노조 요구와 관련된 논의를 할 것”이라며 “시험 출제 등은 직무 교육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앞으로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nmdst@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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