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 ‘따돌림’ 발언 논란에 천명훈·노유민 ‘NRG’ 상표권 등록도 수면 위로…“왕따는 난데” 문성훈까지 참전
논란은 지난 7월 7일 이성진이 유튜브 방송 '애동신당'의 게스트로 출연해 "NRG 멤버들과 좀 안 좋은 일을 나도 모르게 많이 겪게 됐고, (멤버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이 방송에서 이성진은 "방송을 안 하면서 기다리는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아무 말도 안 했더니 바보가 되는 느낌이었다"라며 "그 이후로 잘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멤버들이 나를 속상하게 했다. 그냥 감수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도가 지나쳤다. 그 부분이 너무 속상하다"고 그간의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발언이 이슈가 되자 천명훈과 노유민은 즉각 부인했다. 지난 7월 8일 천명훈의 소속사 알디컴퍼니 측은 이성진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고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노유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9년 이성진과의 카카오톡 대화 캡처를 올리며 "2018년부터 성진이 형이 따돌림 당했다고 주장을 하시는데 과연 이것이 따돌림을 받는 사람과의 대화 내용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왜 잘못된 정보로 멤버들 사이에 이간질 및 허위사실을 유포시키나요?"라고 반박했다. 그가 올린 2019년 5월 카카오톡 대화 캡처 속 노유민은 이성진의 건강을 걱정하고, 이성진은 노유민에게 "네가 명훈이(천명훈) 연락해 봐. 어찌됐던 간에 한 번쯤은 얘기는 해야될 거니까"라며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노유민의 외조모상에 대해 이성진이 조의를 표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들의 반박에 이성진 측도 재반박에 나섰다. 이성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명은 없다. 진실만이 기다리고 있다"며 "방송(애동신당)에서 얘기한 것은 2018년에 앨범 발매한 시기부터다. 틀에 박힌 얘기지만 변명과 거짓은 결국 밝혀질 것이고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걸 누구나 다 아는데 정작 본인들은 모르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입니까!"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천명훈과 노유민을 저격해 "그들이 꼭 이 글을 봤으면 한다.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지 말라고"라며 "팬 분들껜 굳이 많은 얘기 안 하도록 하겠다. 누구보다 진실을 잘 알고 계실테니까요"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NRG를 발굴해 낸 전 소방차 멤버이자 뮤직팩토리 김태형 대표도 이성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연예매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성진이 방송에서 얘기했던 따돌림 관련 발언은 사실이며, 따돌림을 당한 시점은 2018년부터"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017년 이성진, 천명훈, 노유민 3인조로 NRG가 재결합했을 때 2년 계약 기간을 명시한 동업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반짝 활동 이후 천명훈과 노유민은 이성진을 제외한 별도의 팀을 결성해 사실상 NRG 활동을 했다는 게 김 대표 측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천명훈과 노유민이 이성진을 제외하고 둘이서만 'NRG'의 상표권을 등록하려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은 다른 국면을 맞았다. 이들이 특허청에 '엔알지', 'NRG', 'New Radiancy Group' 각 상표권을 등록하려 한 것은 2019년 5월 23일의 일이다.
당초 이 상표는 노유민이 혼자서 등록했으나 특허청 측은 2020년 1월 13일자로 "NRG는 널리 알려진 저명한 연예인 그룹 명칭을 1인이 출원한 경우에 해당되므로 등록을 받을 수 없다"며 "다만 출원인이 그룹 구성원의 동의서 또는 상표권 소유에 관한 계약서 등을 제출하는 경우에는 등록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1차 거절했다.
이후 천명훈을 추가해 같은해 3월 13일 다시 신청했으나 이 역시 거절당했다. 특허청은 거절 이유에 대해 "NRG 그룹 멤버 전원의 동의 및 승락을 얻은 것도 아니며 NRG의 정당한 권리자라는 입증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이들의 상표권 등록이 거절된 후 2020년 6월 5일 김태형 대표가 'NRG', '엔알지'의 상표권을 새로 출원했으나 노유민과 천명훈, 문성훈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아직 등록되지는 않은 상태다.
천명훈과 노유민 측은 상표권을 등록하려 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상표권 등록 배경에) 말씀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곧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NRG 재결합 이후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문성훈이 7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진짜 왕따 당한 건 난데…진실은 우리만 알고 있어ㅎㅎ"라는 글을 올리면서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문성훈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 찍힌 자신의 머리 위에 '왕따'라는 손글씨를 쓰기도 했다.
재결합 당시 팬들도 문성훈이 완전체 NRG로 활동하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고 그의 합류가 무산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그런 중에 문성훈까지 '따돌림' 폭로에 참전하면서 NRG 갈등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NRG는 1996년 이성진, 천명훈의 듀오 '하모하모'에서 시작돼 1997년 노유민, 문성훈, 김환성이 추가 영입되면서 5인조로 재결성, NRG라는 이름으로 공연 무대와 예능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활약해 왔다. H.O.T, 젝스키스와 함께 한류 1세대 아이돌 그룹으로 국내외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던 중 2000년 6월 멤버 김환성이 갑작스러운 급성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면서 4인조로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2005년 10월 문성훈이 탈퇴한 뒤 같은 해 11월 7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가 2017년 10월 28일 이성진, 천명훈, 노유민 3인조로 데뷔 20주년 컴백 앨범 '20세기 나이트'를 발표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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