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통일부 무용론’ 고수하며 이인영 장관·정부여당과 설전…야권서도 “통일부 존치해야”
이준석 대표는 7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외교·통일 업무가 분리된 건 비효율적”이라며 통일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불을 붙였다. 이어 10일 SNS를 통해 “여성가족부라는 부처를 둔다고 젠더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것처럼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는다”고 재차 통일부 무용론을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서도 “‘필요한 부처’라고 생각하신다면 장관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이 내세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연결된 ‘작은 정부론’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됐다.
정부여당에서는 바로 반박이 쏟아져 나왔다. 당초 “당론이라면 유감”이라고 이준석 대표의 언급에 반응을 자제했던 이인영 장관은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전용기 민주당 의원,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 여권 인사들도 이준석 대표의 역사인식을 질타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통일 정책에 큰 관심이 없다”는 여권의 공세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도 ‘통일부 폐지론’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은 10일 자신의 SNS에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라며 “쓸데없이 반통일세력의 오명을 뒤집어 쓸 필요도 없다. 통일부는 존치돼야 한다”고 이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권영세 위원장은 “MB 정부 초기 일부 인사가 통일부 업무를 ‘인수분해’해보니 각 부처에 다 나눠줄 수 있고, 따라서 통일부는 폐지가 마땅하다는 말을 해서 경악을 했다. 그런데 다시 통일부 무용론이 나오니 당혹스럽다”라며 “이 정부 통일부가 한심한 일만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없애는 건 아니다. 우리가 집권해서 제대로 하면 된다. 검찰이 맘에 안 든다고 검수완박 하는 저들을 따라해서야 되겠냐”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4선 중진으로, 현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당 밖 대선주자들과 소통을 전담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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