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에 ‘공소 유지’ 역할 불과…임명 절차도 과거 정치 상황과 연계돼 복잡다단
일단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특검법) 제14조 제2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특검이 사망하거나 사퇴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국회에 통보하고 임명절차에 따라 후임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
문제는 ‘공소 유지’밖에 하는 일이 없는 자리라는 점이다. 박 특검과 함께 2명의 특검보도 사퇴함에 따라 1명의 특검과 2명의 특검보가 새로 합류해야 하는데 현재 박 전 대통령, 최서원(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인사에 관한 재판은 대법원이나 파기환송심 확정판결이 마무리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던 소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파기환송심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등의 삼성물산 합병 개입 상고심 사건 정도만 마무리되지 않았다. 남은 활동 기간도 1년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명되더라도 공소 유지만 해야 하기 때문에 ‘특검’이라는 자리가 누릴 수 있는 명예도 없고, 일반 변호사의 수입에 비해 ‘박봉’인 자리를 선호할 법조인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특검이 매력적인 것은 처음 수사에 착수하면서 ‘검찰’이 건드리기 애매한 정치 사건을 파헤쳐 상당한 파장이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점에 있는데, 국정농단 특검 자리는 대선을 앞둔 지금 매력이 하나도 없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심지어 임명 과정은 더 복잡하다. 당시 국정농단 특검법에는 특검 임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당이 합의한 2명의 특별검사 후보자 중 한 명을 대통령이 고른다’고 명시했는데, 현재 국회에는 국민의당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6년 특검법 당시 언급된 국민의당은 2015년 12월에 안철수·천정배 등 새정치민주연합 출신 세력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던 곳으로, 현재 국민의힘과는 무관하다. 심지어 당시 국민의당은 해체됐고, 창당을 주도했던 안철수 대표는 지난해 2월 다시 국민의당을 만들었다.
법에 명시된 야당조차 불분명한 상태인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홀로 신임 특검 임명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앞선 변호사는 “특검은 원래 여당과 야당이 함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한 명을 고르도록 한 것”이라며 “법에 명시된 야당의 개념이 모호한 점, 법조인 중 ‘뒤치다꺼리’만 해야 하는 지금의 특검 후임을 지원할 사람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박영수 특검 후임을 낙점하는 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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