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수익 등 경제적 손실 1300억 엔 추산…일부 선수 불참 선언·백신 접종 거부 ‘끙’
요미우리신문이 7월 9일부터 11일까지 도쿄올림픽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개막이 코앞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지금이라도 올림픽을 중지(취소)해야 한다”는 응답이 무려 41%나 됐다. 이어 “무관중 개최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40%, “조금이라도 관객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은 17%에 그쳤다.
도쿄FM 라디오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더욱더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중 51%가 “지금이라도 올림픽이 중지되길 바란다”고 답한 것이다. 라디오 진행자 요시다 아키요 아나운서는 “그만큼 코로나 감염증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무관중 개최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열리게 되면서 도쿄올림픽은 적자가 불가피해졌다. 작년 말 주최측은 올림픽 티켓 수입으로 900억 엔(약 9350억 원)을 예상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티켓 수익은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당초 상정했던 900억 엔에서 수십억 엔 규모로 격감하게 됐다”며 “티켓 수익 증발로 도쿄올림픽이 적자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가우치 다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입장권 판매 및 이와 연동된 음식, 숙박 등 소비 지출이 1300억 엔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수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호주 남자테니스 대표 닉 키리오스(26)는 지난 7월 9일 트위터를 통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관중 없이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것은 나와 잘 맞지 않는 일”이라며 무관중을 불참 사유로 들었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3위인 라파엘 나달(35·스페인)도 6월 중순 막을 내린 프랑스오픈 이후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며 일찌감치 도쿄올림픽 불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무관중 개최에 의한 ‘폐해’가 여러 형태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온라인상에서는 “이제 적자는 누가 부담하냐”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이에 대해,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도쿄올림픽 방영권을 가진 미국 NBC 방송이 무관중 개최를 신속히 보도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관객의 유무는 NBC 돈벌이와는 별 상관이 없으니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다. 티켓 손실액은 오로지 일본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며 현 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무관중이지만 ‘의미 있다’는 주장도…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도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이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들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분석했다. 이를 일본 경제 규모에 대입했을 시 GDP(국내총생산) 상승액은 개최 직전 3년간의 누계가 9.2조 엔(약 95조 원), 개최년도에는 1.7조 엔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올림픽 개최 전에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인프라 정비 때문이다.
그는 “과거의 경험칙에 근거하면, 일본에서는 이미 2019년까지 ‘9.2-1.7=7.5조 엔’ 정도의 GDP 상승효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반면 “무관중 개최로 인한 GDP 손실액은 관객을 절반 채웠을 때와 비교하면 6000억 엔 가까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시산했다.
일각에서는 “무관중 개최를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티켓이 환불되더라도 결국은 일본인들의 주머니로 되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손실이 아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나가하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관중이라도 올림픽이 개최되면 장래의 인바운드(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만일 유관중으로 개최했다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폭발하기라도 한다면, 긴급사태를 연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쪽이 오히려 일본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예상한다. 예컨대 6주간 발효되는 긴급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1조 엔가량이다. 국내 관객을 50% 채워서 올림픽을 치르고, 그로 인해 GDP가 6000억 엔 상승한다고 해도 긴급사태 선언이 3주 이상 연장돼 버리면 그 효과는 상쇄되고 만다. 이에 나가하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엇보다 감염 확대를 확실히 억제할 수 있는 태세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들 ‘백신 거부’ 딜레마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남자수영 대표 마이클 앤드류(22)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앤드류는 자유형 50m, 평영 100m, 개인혼영 200m에 출전할 예정이며,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앤드류는 백신 접종 거부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도 모르는 것을 내 몸에 투여하기 싫다. 선수로서 모든 것은 면밀히 계산되어야 한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훈련 중단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6월 25일 “일부 올림픽 대표선수들이 부작용을 우려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며 실상을 보도하기도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선수들의 백신 접종을 권장은 하되, 의무화는 하지 않아 선수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IOC는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와 지도자의 약 80%가 백신 접종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앤드류처럼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선수들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도쿄올림픽은 ‘안심·안전한 대회’ ‘애슬리트 퍼스트(Athletes First·선수 우선주의)’를 내걸고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 백신 접종 거부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과연 ‘안심·안전’과 ‘애슬리트 퍼스트’가 양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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