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아마르 카다피. |
자신의 군대를 믿지 못했던 그는 대신 소규모의 핵심 정예부대나 경호부대에 의지하면서 권력을 다져왔다. ‘카다피 친위대’라고 불리는 이 부대는 그의 일가친척이나 측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아프리카, 시리아, 발칸 반도 출신의 용병들로 메웠다.
정예부대보다는 용병이나 길거리 폭력배를 더 선호했던 카다피는 80년대부터 비밀리에 외국 용병들을 고용했으며, 이들의 존재는 한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다가 이번 혁명으로 인해 모습을 드러냈다. 외국 용병들은 현재 반군들을 상대로 카다피를 보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일당 3000달러(약 335만 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 군대의 규모는 약 12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5만 명이 정규부대 소속이고, 4만 명이 예비군들로 이뤄진 민병대 소속이다. 그리고 공군이 1만 8000명, 특수부대 소속이 3000명, 용병이 8000명가량이다. 정규부대 소속의 군인들은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해 최신식 무기는 잘 사용하지 못하는 반면, 카다피의 신임을 받고 있는 친위대는 특수 훈련을 받은 덕에 최신식 무기를 잘 다룰 줄 안다.
또한 카다피는 장병보다는 무기에 더 많은 투자를 해왔다. 때문에 최신식 무기는 많지만 정작 무기를 다룰 수 있는 장병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 군대가 보유한 무기들은 탱크 2205대, 대포 2421대, 로켓 미사일 685기, 전투기 374대, 전투헬기 35대, 전함 20척 등이다. 대부분의 무기는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연합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지난해 러시아에서 15억 유로(약 1조 3000억 원) 상당의 무기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리비아는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도 비밀리에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실제 얼마 전에도 카다피는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서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협박을 한 바 있다.
한편 40년이 넘는 독재 기간 동안 막대한 부를 쌓았던 카다피 가족의 재산은 최소 800억~1500억 달러(약 89조~170조 원)로 추정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영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주된 수입처는 700억 달러(약 78조 원) 규모의 국부펀드인 리비아투자공사(LIA)다.
특히 이탈리아에 많은 투자를 한 카다피 일가는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 은행 지분 7.1%를 포함해 자동차회사인 피아트 지분 2%, 이탈리아 명문 축구클럽인 유벤투스 지분 7.5%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영국 런던의 곳곳에 4억 5500만 달러(약 50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으며, ‘피어슨 미디어 그룹’의 지분을 포함해 영국에만 모두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