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는커녕 컨벤션효과 뚜렷…“윤석열 반사이익” 예상 빗나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여권 대선 경선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추 전 장관이 컷오프(예비경선)에서 선전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면서 애초 정치권 안팎에서 우려한 ‘추미애 리스크’는 종적을 감췄다.
추풍(추미애 바람)이 거세게 일 경우 ‘빅3(이재명·이낙연·정세균)’ 구도에도 균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추미애 리스크는커녕 ‘컨벤션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도가 상승하는 현상)’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1차 국민선거인단 모집에는 76만 73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는)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 명부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말했다. 권리당원 등을 포함하면, 역대급 선거인단이 구성됐다는 얘기다.
특히 민주당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선전과 맞물려 추풍이 거세질수록 야권에 뺏긴 경선판의 시선 돌리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풍으로 인해 흥행 가능성까지 높아졌다는 얘기다.
추풍은 민주당 대선 경선 컷오프 이후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당 특별당규(제14조)에 따라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할 수 없는 ‘깜깜이’인데도 여권발로 관련 '지라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10.5%’, ‘15.2%’ 등으로 지라시마다 수치는 달랐지만 복수의 버전에서 추 전 장관은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일부 지라시에선 추 전 장관이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민주당 선관위 관계자는 “컷오프 결과는 선관위원장(이상민 의원)과 실무자 1명 정도만 안다. 지라시는 지라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 관계자들은 추풍의 선전만은 부인하지 않았다.
급한 쪽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다. 애초 추 전 장관이 대선 출마 채비에 나서자,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 일부 인사들은 “윤 전 총장 지지도가 오를 일만 남았다”고 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이 지난해 윤 전 총장을 때릴 때마다 ‘윤석열 대망론’이 부상했다. 각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도가 두 자릿수를 돌파했던 시기도 이때다. 야권 다수 인사가 이른바 ‘추미애 학습효과’를 기대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추 전 장관은 경선 기간 “대통령의 신임마저 저버린 배은망덕”, “역사의 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 “덩치 안 맞는 피해자 코스프레” 등으로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이른바 ‘쥴리 의혹’에 불을 처음 지핀 것도 추다르크였다. 그런데도 윤 전 총장 지지도는 정체 내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여론조사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7월 10~11일 조사해 13일 공개한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윤 전 총장은 2주 전 대비 4.3%포인트 하락한 26.4%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0.8%포인트 내린 25.8%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같은 기간 6.9%포인트 상승하면서 16.4%로 치솟았다. 이 전 대표(43.7%)는 윤 전 총장(41.2%)과 양자 대결에서 2.5%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비문재인계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발광체로 전환하지 않는 한, 추미애 리스크의 수혜자가 될 수 없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지상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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