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케이블 비해 인지도 밀려…퀄리티 상승 통한 신·구 시청자 유지·유입 관건
주로 방송사 프로그램의 다시 보기 서비스나 이미 개봉한 영화의 VOD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던 국내 OTT 서비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국내 시청자들이 지상파나 케이블TV라는 구 미디어 플랫폼에서 벗어나 다양한 OTT 서비스에 눈길을 돌리고 있고,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서비스에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예상외의 글로벌 인기를 누린 것에 주목한 것이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의 카카오TV의 경우 2020년 9월 OTT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기존 VOD나 유튜브 형식의 개인 방송 플랫폼에서 자사 콘텐츠 위주로 서비스를 개편했다. 특히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으로 ‘다양성’을 선점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카카오TV는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기반으로 한 장르적 다양성으로 기존 독자들을 시청자로 유입하는 데에 중점을 둔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드라마 ‘연애혁명’ ‘아만자’ ‘며느라기’ 등 웹툰 원작 작품의 실사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뒤 2021년에는 로맨틱 코미디 ‘이 구역의 미친 X’, 판타지 ‘우수무당 가두심’, BL(Boys Love, 남자들의 동성애를 다룬 장르) ‘블루밍’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콘텐츠 확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장르의 경우 유튜브 등 타 플랫폼을 통해 웹드라마 형식으로 서비스된 적이 있지만 마니아 시청자들에게만 어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자본력’과 ‘기획력’을 더해 일부가 아닌 다양한 시청자 계층을 포섭하겠다는 포부를 비치고 있다. 카카오TV는 2023년까지 약 3000억 원을 투자해 총 240여 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최대 콘텐츠 허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CJ ENM과 계열 방송사의 콘텐츠로 질과 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티빙(TVING)은 올 상반기 첫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여고추리반’으로 대중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이어 오리지널 드라마로도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마우스 더 프레데터’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유미의 세포들’ 등을 제작하고, 영화 ‘서복’ ‘미드나이트’ ‘괴이’ ‘욘더’를 단독 공개하는 등 국내 OTT 서비스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계열사인 tvN의 콘텐츠에서 확장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 예능 프로그램도 기존 케이블 방송 시청자들의 자연스러운 유입을 이어갔다.
특히 티빙은 2022년부터 더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네이버가 티빙에 400억 원을 지분투자함에 따라 웹툰·웹소설 등 네이버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원작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이 이뤄질 것으로 파악된다. 티빙 측은 2023년까지 약 10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한편, 8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상파 3사 및 종합편성채널과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사실상 동시 제공해 온 웨이브(wavve)는 국내 OTT 서비스 1위를 유지하며 시장 경쟁 우위를 지켜오고 있다. TV 방송을 통해 구 미디어 시청자들을 유지하는 한편, 오리지널 콘텐츠의 웨이브 독점 공개로 비교적 젊은 세대의 뉴미디어 시청자들까지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웨이브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나섰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 원을 투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드라마, 예능 콘텐츠를 넘어 영화 제작으로까지 눈길을 돌리며 400억 원 규모의 영화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것으로 투자의 첫 포문을 열었다.
웨이브에 따르면 이 펀드는 100%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목적으로 운영된다. 7월 현재 기준 유력 금융기관들의 출자 확약으로 약 50억 원 규모의 1호 펀드 결성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웨이브의 첫 오리지널 영화는 2022년 개봉 예정인 주지훈‧한소희 주연의 ‘젠틀맨’으로 극장 상영 후 웨이브를 통해 월정액 독점 영화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1년 안에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국내 OTT 서비스를 놓고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선점의 관건이 대중적 인지도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가입 후 꾸준한 시청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엔 유입을 위한 홍보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여기서 기존 미디어인 TV의 역할을 등한시 할 수 없다. 그런 만큼 TV 채널로 신·구 시청자를 모두 확보할 수 있는 OTT와 그렇지 않은 곳과는 출발에서 다소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오리지널 예능이나 영화는 몰라도 드라마의 경우 대중적인 측면에서 아주 유의미한 성적을 얻었냐고 묻는다면 다들 고개를 저을 것”이라며 “아직 대중들은 국내 OTT 서비스로 제공되는 드라마에 대해 조금 가볍거나 투자가 크게 이뤄지지 않은 웹드라마 형식으로 받아들이는 감이 있어 일부 마니아층에만 어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시청률이 한 자릿수대에 머물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서도 대중적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OTT 서비스의 투자에 발맞춰 드라마 제작업계도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성장 가능성이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가 밝힌 드라마 제작사 연합 구축 건도 그렇고 콘텐츠의 제작 리스크는 낮추면서 제작 무대는 더욱 확장한다는 것에 업계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도 퀄리티 측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던 만큼, 제작 환경의 변화가 퀄리티의 상승으로 이어지며 구 미디어 시청자 층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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