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생명이 등장한 이후 지금보다 빠르게 탄소 배출량이 증가한 적이 없었다. 세계는 전례 없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 변화는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내몰고 있다.
'기후위기'라는 단어는 언제부턴가 더이상 충격도 두려움도 아닌 일상의 단어가 됐다. '기후위기'는 이제 과학자들만의 주제가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귀 기울이고 대처해야 할 지구의 '경고'와도 다름없다.
그렇기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조금 어렵고 낯설더라도 기후변화와 관련된 현상의 매커니즘 그리고 기후 관련 전문용어나 지식을 학습하고 익혀우리 안에 상식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KBS는 조금 특별한 시도를 했다. 바로 독서다.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시청자들과 함께 지구와 기후변화의 문제를 진지하게 공감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배우 김미숙, 성우 김상현, 시인 김용택, 건축가 승효상, 인플루언서 박용만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각계 셀러브리티와 농부, 학자, 셰프, 화가, 수도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독서에 초대됐다.
이들은 지구를 위해 책 한 권을 읽음으로써 지구온난화의 위기를 늦추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첫발을 내딛었다. 이는 그동안 공영방송 KBS가 주목해 온 환경 문제를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참신한 실험이기도 하다.
장르를 불문하고 개성있는 연기와 존재감에 빛나는 배우 정우가 프리젠터로 나섰다. 최근 성공적으로 드라마에 복귀하며 또 한 번 클래스를 증명한 배우 정우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며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
특히나 영화와 드라마 외에는 좀처럼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그가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프리젠터로 나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낯선 장르, 어려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장장 12시간 동안 이어진 긴 녹화 시간 내내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촬영에 임해 프리젠터로서의 역할을 완벽 소화했다.
주목할 또 하나의 면모는 바로 다큐멘터리 영상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을 활용해 책 속에 담긴 가상의 현실을 생생한 실감 영상으로 구현한 것이다.
특히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공간에서 배우가 직접 프리젠터로 등장해 진행한 것은 KBS 다큐멘터리 최초의 시도다. 이를 위해 KBS 박준균 특수영상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KBS의 시각특수효과 역량을 총동원해 지진, 녹아내리는 빙하, 불타는 숲, 사막의 모래바람, 쓰나미 등의 지구적 재난 상황을 실감나는 영상으로 구현했다.
더불어 UHD로 제작, 다채롭고 광대한 자연을 비롯해, 바다, 들, 수도원, 산사, 도심 속 출연자들의 리딩 현장을 밀도 있고 영상미있게 촬영했다. 이를 통해 다큐멘터리 영상미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시각특수효과(VFX)를 접목해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된 시대. 그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1부 '온난화의 시계'서는 지구의 기온 상승에 따른 기후 변화와 환경, 그리고 문명의 미래를 예측하고 경고하는 영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크 라이너스의 저서 '6도의 멸종'을 읽는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우리가 사는 지구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그린 이 책을 통해 두렵지만 알아야 하는 기후변화의 진실과, 지구가 들려주는 경고의 목소리에 다가갈 예정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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