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1일 경기도 양주시 한 주차장에서 사업가 윤 아무개 씨(가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공개수배 끝에 검거된 범인은 호남에서 제일 큰 폭력 조직인 '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 씨.
조 씨는 윤 씨가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아 다툼 끝에 살해했다고 진술하고 검찰은 이 사건을 강도치사로 결론 내린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숨진 윤 씨의 유품에서 모 회사 주식 170만 주를 옵티머스 자산운용 김재현 대표에게 맡긴다는 의문의 '수령확인서'가 발견된다.
윤 씨의 유가족은 김재현 대표와 윤 씨가 이해관계로 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계좌추적도 없이 사건이 종결됐다고 주장한다. 유가족들은 윤 씨의 죽음 뒤에 배후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자금을 투자한다면서 상품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들은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한 펀드"라고 판매사로부터 상품을 소개받았다.
수익률은 3% 대로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저위험'이라는 말을 믿고 투자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매출채권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채권이었다.
공공기관에 투자된다던 투자금은 약속과 달리 부실 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되었다.옵티머스 자산운용의 '돈 세탁소' 역할을 한 페이퍼컴퍼니의 명단을 확보해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했다.
2020년 6월 1조 5000억 원의 규모의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가 터졌다. 곧바로 검찰수사가 시작됐고 부실한 옵티머스 펀드 운용 실태가 세상에 드러난다.
그런데 환매중단 사태가 터지기 전에 금융감독원과 검찰은 옵티머스 사태를 막을 수 없었는가.
2017년과 2018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대한 두 차례의 고발이 접수됐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공공기관의 투자자금을 다른 건설사 인수에 활용했다는 것. 무슨 일인지 검찰은 기본적인 계좌추적도 없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두 번의 문제 제기가 묵살되는 동안 옵티머스 펀드의 피해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에서 감독기관과 검찰이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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