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AZ 가능하지만 일정 다시 잡아야…“면역 반응 AZ 1차보다 덜해, 개인차 있어”
6월 22일 질병관리청에서 교차접종 대상자임을 알리는 문자가 왔다. 교차접종 대상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 받은 50세 미만 전 인원이 해당자다. 다만 기존 대상자들이 교차접종을 희망하지 않는다면 AZ 백신을 맞을 수 있다. AZ로 1차 접종을 받았던 주변에서는 대부분 화이자로 교차접종을 선택하는 분위기였다. 일반적으로 AZ보다는 화이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데다 AZ로 2차 접종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일정보다 나중으로 새로운 일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화이자 백신을 교차접종한 뒤 50대 현직 경찰 간부가 사망했고 이어 기저질환이 없던 40대 여성이 교차접종 이후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어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기자가 접촉한 교차접종 대상 30대 A 씨는 “기본적으로 백신에 대한 논란이 많아 걱정은 되지만 큰 문제 있겠나 싶은 마음으로 교차접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교차접종이라고 해서 다른 병원을 가야 하는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1차 접종을 받은 곳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으면 된다. 기자는 지난 20일 1차 접종을 받은 병원에 들렀다. 일반적인 백신 접종과 비슷했다. 간단한 서류 작성 뒤 기다리다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의사는 “교차접종 기본적인 사항들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교차접종이) 기본적으로 백신이 부족해서 시작된 건 맞다. 다만 그렇게 큰 걱정할 사항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사에게 교차 접종 후 반응들이 어떤지 물었다. 그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맞고 가신 분들 반응을 보면 일반적으로는 1차 AZ보다 이상반응이 덜하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사는 1~2초 사이,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 끝났다. 의사는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15분간 밖에서 대기 후 귀가하라. 아프면 병원으로 내원하라”는 말을 남겼다.
기자는 딱히 이상반응이 없어 병원을 나왔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타이레놀을 사서 귀가했다. 접종 후 약 8시간 뒤 타이레놀 2알을 선제적으로 먹었다. 자기 전 잠시 열이 오르는 느낌이 들었지만, 반응이 AZ 1차 때만큼 거세진 않았다(관련기사 10곳 전화해 1곳 예약…30대 기자 ‘노쇼 AZ 백신’ 접종 체험기).
다음 날 약간의 두통 정도가 계속됐다. 역시 AZ 1차에 비교하면 매우 약했다. 역시 교차접종을 받은 30대 B 씨는 “약간 오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AZ 1차에 비해 30% 정도 고통으로 느껴졌다. AZ 1차 때는 일은 엄두도 못 낼 정도였는데 2차 화이자 접종 이후 출근해서 억지로 업무를 볼 수는 있는 수준이었다”며 “잘은 모르지만 ‘이래서 화이자, 화이자하는 건가’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접종 이튿날 낮에 타이레놀을 2알 먹고 이후 자기 전까지 1알씩 2번 먹었다. 이후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나니 완전히 백신 접종 반응에서 벗어난 느낌이었다. 주변 반응들처럼 1차 AZ에 비하면 훨씬 덜했다. 물론 이는 사람마다 달라 단정 지을 순 없다. 실제로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교차접종 할 때 면역 반응이 더 거세지기 때문에 경증 이상 반응의 경우 더 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교차접종을 마친 사람들 사이에서는 백신 접종을 끝냈다는 후련함이 지배적이었다. 앞서의 A 씨는 “교차접종이란 걸 처음 들었고 이번이 첫 시도라고 알고 있어 겁도 났는데 어쨌건 접종을 끝내고 나니 후련함이 있다. 특히 1차 접종 때 고생해서 힘들었는데 2차 접종은 미약한 반응으로 끝나 다행이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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