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사업 부진 ‘알짜사업’으로 메우기…SSG 랜더스·이베이 등 잇단 M&A 탓 재무부담 우려도
이마트는 7월 27일 공시를 통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주식 70만 주를 4742억 5350만 원에 취득하며 안정적 경영권까지 확보한다고 밝혔다. 당초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이마트와 스타벅스 미국 본사인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이날 이마트의 지분 인수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67.5%는 이마트가, 나머지 지분 32.5%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소유하게 된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을 추가 인수함으로써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이마트와 신세계의 종속 및 관계기업과 20억 원 규모의 상품‧용역거래를 맺었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는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재정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이마트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 목적은 실적 개선에 더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수년간 이마트의 연결기준 실적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알짜’로 분류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인수하면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3년간 8.5~9.3%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2018년 4628억 원, 2019년 1506억 원, 2020년 2371억 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 490억 원, 19조 628억 원, 22조 330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영업이익률은 2%, 0.7%, 1%로 답보상태다.
실적 답보 원인으로는 호텔·리조트 사업이 꼽힌다. ‘신세계조선호텔’을 운영 중인 이마트의 지난해 호텔·리조트 사업은 70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년간 이어져온 부진에 코로나19까지 덮쳐 손실이 커졌다. 올해 1분기 이마트 영업이익에서 유통업 비중은 109.2%, 호텔·리조트 사업의 비중은 –16.5%다. 이마트의 유통사업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에 크게 기여했지만, 호텔·리조트 사업이 그 이익을 깎아먹은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규 호텔 오픈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과 ‘그래비티 서울 판교’, ‘그랜드 조선 부산’ 등을 연이어 오픈했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가 2798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 이마트의 부담이 가중됐다.
이마트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로 이마트의 재무 상황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태까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이익은 이마트의 ‘지분법이익’으로만 들어왔는데, 앞으로 ‘영업이익’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관계기업이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이마트의 지분 추가 취득으로 이마트의 종속기업이 되고, 손익은 이마트 연결기준에 반영될 것이라는 의미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배당금도 늘어나 이마트의 수익성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6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 지분 50%를 소유한 이마트가 절반인 300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대한 이마트의 보유 지분이 늘어난 만큼 지금보다 100억 원 이상 배당금을 더 받을 수 있고, 이는 이마트의 당기순이익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문제는 올해 연이은 M&A로 현금흐름이 불안정해진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였다.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1353억 원, 이마트의 자회사 SSG닷컴을 통해 여성 의류 플랫폼 ‘더블유컨셉코리아’를 2650억 원에 인수했다. 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 4404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 27일 기준 시가총액이 4조 6413억 원인 이마트가 상반기에만 3조 8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M&A를 이뤄낸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무디스는 지난 6월 30일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투자 부적격’을 의미하는 ‘Ba1’ 신용 등급과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며 “이마트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향후 1~2년 동안 이마트의 재무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이마트가 이른 시일 내에 자산을 현금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마트가 최근 많은 기업을 인수해 재무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따르는 상황”이라며 “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 2~3년 사이에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상장시켜 투자금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는 지난해 말부터 논의됐고 자금 마련 문제도 차근차근 준비해온 만큼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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