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25주년 맞은 연극집단 반, 빅토르 아임의 작품 ‘블루테’ 선보여
빅토르 아임은 매번 ‘인간에 의한 인간의 굴욕’이라는 주제로 코믹하지만 본질은 비극인 작품을 발표해 왔는데 이런 작품세계는 ‘블루테’에서도 그래도 이어진다. 빅토르 아임은 5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꾸준히 유머를 통해 세태를 꼬집어 온 현실참여 작가다.
‘블루테(Veloute)’는 잘게 갈거나 으깬 야채를 끓여서 만든 걸쭉한 수프의 일종으로 질감이 순하고 부드럽다. 그렇지만 이런 질감을 얻기 위해서는 야채를 잘게 갈아내고 으깨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고요한 우리의 일상 역시 그 이면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갈아내고 으깨는 정신적 학대가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제목이다.
연극 ‘블루테’는 무명의 트럼페티스트 ‘조나탕’이 운전기사를 뽑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 중년의 ‘면접관’과 기묘한 면접을 보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화려한 언변의 면접관과 합격을 위해 필사적으로 임하는 조나탕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다가 면접관이 조나탕을 마지막 테스트로 초대한다. 과연 조나탕은 무사히 취직할 수 있을까. 조나탕 역에는 송현섭, 면접관 역할에는 문창완이 출연한다. 그리고 클로에 역할은 김지은이 맡았다.
이번 작품을 제작한 연극집단 반은 1996년 작가주의 정신으로 뜻을 모아 동인제로 창단해 창단공연 ‘바라해라(박장렬 작/연출)를 시작으로 올해 창단 25주년을 맞이했다.
연극 ‘블루테’는 8월 5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 씨어터쿰에서 평일 저녁 7시 30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4시에 공연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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