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냉면이란 음식에 집중한 이유는 한때 실향민들의 고향음식 정도였던 평양냉면이 최근 2030에게 가장 힙(hip)한 음식문화가 됐고 미식가들이 꼭 알아야 할 성지가 됐기 떄문이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신비한 음식이라 평을 받는 냉면. 첫 맛은 밍밍하지만 그 어떤 음식보다 강한 중독성을 가진 냉면이 가진 경이로운 힘은 무엇일까.
푸드 마스터 백종원이 프리젠터로 나서 전국의 냉면로드를 따라다니며 냉면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찾아 나선다. 무엇보다 폭염에 지친 이들의 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청량한 냉면 한 그릇이 안방 극장을 찾아간다.
매일 아침 그 날의 온도와 습도를 확인한 후에야 작업에 들어갈 수 있는 까다로운 반죽. 불과 0.5초의 차이로 덜 익고 더 익는 차이를 가진 예민한 메밀 반죽에 기름 한 점 없이 깨끗하고 차가운 육수가 더해져야 완성되는 냉면은 한식 중에서 가장 만들기 어렵고 가장 신비로운 음식이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중독성까지 가지니 스님들까지 이 냉면 맛에 빠져 손님이 오는 귀한 날이면 순메밀 100%의 냉면을 배달시켜 먹고 가수 성시경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냉면이 가진 무미(無味)의 美(미)를 예찬한다.
평양냉면만큼 오래된 노포를 따지는 음식도 없으니 4대째 내려오는 전설의 냉면집과 평양의 명월관에서부터 이어져 온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냉면집을 통해 냉면 한 그릇에 담긴 특별한 가치를 조명해 본다.
또한 문헌에 실린 최초의 냉면 기록, 창면에서부터 최초의 냉면 레시피를 그대로 재연한 규합총서 냉면, 고종의 배동치미 냉면을 통해 지금은 잊혀진 역사 속 냉면을 다시 만나본다. 냉면이 가장 한국적인 음식인 배경엔 우리의 가슴 아픈 근현대사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매콤한 함흥냉면과 부산 밀면은 한국 전쟁 속에 남한에서 생겨난 새로운 냉면인 것. 냉면은 분단의 아픔을 지닌 우리에게 공통의 화제를 주는 소통의 음식이자 선대와 후대를 이어주는 열쇠 음식이니 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진정한 소울 푸드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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