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경기 화성시의 한 공원에 주차된 B씨의 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길은 옆에 서 있던 승용차와 그 옆에 주차된 A씨의 차량으로 옮겨 붙어 이들 차량은 파손됐다.
사고를 조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의 자동차 모터 쪽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변으로 퍼진 흔적이 보인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모터 내 절연이 파괴돼 합선이 생긴 것이 화재 원인이라는 의견을 냈다.
A씨는 화재 발생 후 B씨와 B씨의 보험사 C사를 상대로 차량 수리비와 차량을 운행하지 못 해 입은 손해를 합한 1억 6000여만 원과 위자료 1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001년 12월 생산된 B씨의 차량은 화재 발생 당시 누적 주행거리가 100만km를 초과한 노후 차량이었다.
1심은 B씨와 C사가 공동으로 A씨에게 1억 6000여만 원을 배상하고, C사가 500만 원의 위자료를 따로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화재 원인이 된 절연 부품이 B씨가 관리해야 하는 소모품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다시 판단이 뒤집혔다. 대법은 오래된 차량의 안전 관리 조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B씨와 C사는 공작물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는데도 원심이 그와 달리 판단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