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스리마일섬 원전에서도 핵연료가 누출됐다. |
1957년 9월 29일, 구소련 키쉬팀 인근에 위치한 마야크 핵폐기물 처리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인 6등급을 기록했다.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하고 있던 탱크의 냉각 시스템에 고장이 발생해서 70~100톤에 이르는 핵폐기물이 폭발했으며, 세슘 등의 방사성 물질이 공기로 퍼져 나갔다. 처음 구소련 정부는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일주일 후 주민들의 얼굴, 손, 몸 등의 피부가 허물을 벗듯이 벗겨지기 시작하면서 공포감이 확산되자 주민 1만 명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200명이 사망하고, 47만 명이 피폭 당했다.
▲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1979년 3월 28일, 미 펜실베니아주 해리스버그 인근에 위치한 스리마일섬 원전에서 발생한 핵연료 누출 사고. 5등급 규모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원전 2호기에서 노심용해 사고가 발생했지만 핵연료가 외부로 누출되는 수준에서 수습되어 대형 사고는 면했다. 두께 1m의 격납기 덕분에 공중에 누출된 방사능의 양은 매우 적었으며, 반경 16㎞ 이내 주민들의 경우 흉부엑스레이 촬영을 1~3회 한 정도의 수준에 불과했다.
피해 규모는 적었지만 10만여 명이 대피하는 등 일대 소란이 벌어졌으며, 그 후 미국 내 반핵 운동이 거세지는 계기가 됐다. 원전 건설 반대 운동이 확산되자 미 정부는 당시 건설 계획 승인을 받았던 모든 원전의 건설을 취소했으며, 카터 대통령은 “미국은 앞으로 어떤 원전도 새로 짓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 고이아니아 방사능 유출 사고
1987년 9월 13일, 브라질의 고이아니아에서 발생한 다소 황당한 사고. 불행의 시작은 두 명의 남성이 방사능치료센터의 쓰레기장에서 당구공 크기만한 캡슐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이 캡슐 안에는 방사성원소인 셀슘-137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이 푸른색 물질이 방사능이란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남성들은 캡슐을 개봉한 후 고물상에 팔아 넘겼고, 이렇게 개봉된 캡슐은 그 후 2주 동안 여러 곳의 고물상을 거치면서 점차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원인을 알 수 없는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났고, 한 내과 병원에서 방사능 과다 노출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도시 전체가 집단 패닉 상태에 빠졌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브라질 정부는 고이아니아 지역의 오염 상태를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심각하게 오염된 85가구 중 41가구를 긴급 대피시켰다.
하지만 이미 방사능에 장시간 노출된 250명은 신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 가운데 20명은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그리고 처음 캡슐을 발견한 남성 두 명과 캡슐을 매입한 고물상 주인의 아내, 그리고 푸른색 가루를 얼굴에 바른 6세 소녀 등 네 명은 사망했다. 브라질을 공포에 빠뜨렸던 이 방사능 유출 사고는 12월 말까지 정화작업을 계속한 끝에 가까스로 수습됐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