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속 주중 매일 10만 관객 동원 긍정적…‘싱크홀’도 출격 준비 충무로 기대감 업
7월 28일 개봉한 ‘모가디슈’는 개봉 첫날 12만 667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발신제한’의 5만 5698명을 두 배 이상 앞선 올해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성적이지만 5월 19일 개봉한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의 40만 372명에는 크게 뒤지는 수치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했던 터라 관객 몰이가 손쉬웠으며 코시국에서 개봉한 첫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강점도 분명했다.
올해 최고 흥행작인 ‘블랙 위도우’가 기록한 개봉 첫날 성적인 19만 6220명에도 뒤지는 수치다. 아무래도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자 반드시 넘어야 할 외화가 바로 마블의 ‘블랙 위도우’다. ‘블랙 위도우’는 7월 7일 개봉했는데 그 즈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블랙 위도우’는 그나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기 직전 개봉 첫 주말을 보냈다. 개봉 첫 주 흥행 기록은 금요일인 9일 20만 4408명, 10일 43만 27명, 11일 35만 91명이다. ‘모가디슈’의 개봉 첫 주말 성적은 금요일인 30일 10만8875명, 8월 1일 21만 977명, 2일 24만 1883명이다. 개봉 첫 주말까지 누적 관객수에선 ‘블랙 위도우’가 136만 6060명으로 100만 관객을 넘어선 데 반해 ‘모가디슈’는 78만 8304명에 그쳤다.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도 개봉 첫 주 113만 3201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아직 ‘모가디슈’가 ‘블랙 위도우’에 다소 뒤지는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개봉 첫 주가 지난 다음 주중에도 ‘모가디슈’는 12만 5914명, 12만 1225명, 10만 410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블랙 위도우’의 개봉 다음주 주중 흥행 성적은 9만 6545명, 8만 1611명, 8만 3412명으로 점차 기세가 꺾였다. 개봉 둘째 주 평일에도 매일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모가디슈’의 힘이 계속 이어진다면 충분히 누적관객수에서 ‘블랙 위도우’를 넘어설 수도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언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느냐다. 게다가 8월 1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확산세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방역조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4단계 유지가 유력해 보이는데 여기에 더 강력한 방역조치가 더해질 수도 있다. 어렵게 흥행기세를 이어가는 ‘모가디슈’에 직격타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8월 11일에는 강력한 경쟁작 ‘싱크홀’이 개봉한다. 14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싱크홀’ 역시 총 제작비 50% 회수를 보장하는 한국상영관협회 지원책 대상작이다. 이 때문에 손익분기점이 450만∼500만 명에서 200만 명가량으로 낮아졌다.
‘모가디슈’와 ‘싱크홀’의 흥행 성적은 여름 시즌 한국영화의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 두 영화에 중요한 부분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될 때까지 극장에서 버텨내는 것이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 극장은 밤 10시 이후 운영이 제한돼 저녁에는 8시 이전 시작되는 한 타임 정도만 관객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3단계로 완화되면 운영시간 제한이 사라져 심야 상영이 허용되고 서너 명이 함께 극장을 찾는 것도 가능해진다.
물론 영화의 흥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객의 선택이다. 악조건 속이라도 관객이 반응하면 어느 정도의 흥행 성적은 올릴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 개봉한 ‘모가디슈’는 다행히 팬들 반응이 좋은 편이다. 관객들의 좋은 평을 통해 ‘모가디슈’는 개봉 둘째 주 주중에도 하루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꾸준한 흥행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싱크홀’도 개봉을 앞두고 평단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내고 있다.
2021년 극장가는 외화가 독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흥행 1, 2위는 앞서 소개한 ‘블랙 위도우’와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이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과 ‘소울’이 3, 4위로 200만 관객을 넘겼다. 그 뒤를 ‘크루엘라’와 ‘미나리’가 이으며 100만 관객을 넘겼다. 한국 영화는 ‘발신제한’이 95만 1122명으로 최대 관객을 기록했지만 100만 관객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리고 비로소 8월 4일 ‘모가디슈’가 100만 관객을 넘겨 113만 9432명을 기록했다. 평범한 시점에 개봉했다면 1000만 관객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 섞인 반응이 이어지는 ‘모가디슈’가 과연 코시국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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