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모임 2인 제한 직접 물장사 직격탄…룸살롱 ‘호텔콜’ 변칙 영업 시작, 접대여성 영업상무 제자리로
유흥업소에 접대여성을 공급하는 보도방 입장에선 주요 거래처인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이 소위 말하는 ‘물장사’로 큰돈을 버는 상황에 늘 배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유흥업소와 보도방은 둘 다 상당한 매출을 올려왔지만 순익에서는 차이가 컸다. 보도방은 매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접대여성 인건비로 나가기 때문이다. 윤락업소라면 모를까 보도방은 ‘물장사’라 불리는 유흥업소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흥업소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보도방은 새로운 방식의 사업에 돌입했다. 바로 직접 ‘물장사’를 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은 호프집이었다. 과거 일일호프처럼 호프집을 빌려 예약된 손님만 받아 술자리에 접대여성을 합석시키는 방식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평범한 호프집이지만 실제로는 룸살롱 영업과 유사하다. 손님과 접대여성은 영업 제한시간인 밤 9시께 짝을 지어 2차 장소로 이동한다. 손님 입장에서 주대는 룸살롱보다 싸고 일반 호프집보다는 훨씬 비싸다. 나중에는 룸이 있는 일식집이나 한정식집 등으로 보도방 업계의 불법 변칙 영업은 더욱 확대됐다. 밤 9시로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것도 호재였다. 짧고 굵게 술자리를 갖고 2차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도방 업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기존 룸살롱 업계 관계자들도 대거 자리를 옮겼다. 룸살롱 단골 고객을 확보한 영업상무들이 보도방 업계로 고가에 스카우트됐다. 비밀리에 예약을 받아 변칙 영업을 하려면 은밀하게 홍보할 손님 리스트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룸살롱에서 일하던 에이스급 접대여성 상당수도 보도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급 룸살롱 수준의 접대여성을 확보해야 호프집 등에서의 변칙 영업을 한 번 경험한 손님들이 또 예약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보도방 업계에는 치명타가 됐다. 특히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 허용 기준이 2명으로 제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호프집이건 일식집이건 한 테이블에 손님은 두 명만 앉을 수 있다. 혼자 온 손님에게 접대 여성을 붙여주면 되지만 홀로 이런 곳을 찾는 손님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양주와 안주 값 역시 혼자 온 손님에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매우 제한적이다. 보도방의 불법 변칙 영업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몇 달 전부터 몇몇 룸살롱 업소가 주대를 포기하고 콜을 받아 호텔 등으로 접대여성을 보내는 방식의 변칙 영업을 시작한 영향도 컸다. 보도방으로 이동했던 영업상무와 마담을 비롯해 에이스급 접대여성들도 다시 룸살롱 업계로 돌아가 호텔 콜을 받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불법 변칙 영업이 어려워진 보도방 업계는 손님을 모아 줄 영업상무와 손님을 응대할 에이스급 접대여성까지 모두 잃고 말았다.
보도방 업계도 룸살롱 업계의 호텔 콜처럼 변칙 영업 방식을 확대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영역에서 이미 굳건히 자리를 확보한 오피걸 업계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보도방 업계는 다시 원래 주업무인 유흥업소에 접대여성을 보내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바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룸살롱과 단란주점, 노래방 등에 말이다. 심지어 일부 보도방 업체는 저렴한 TC(테이블 차지. 접대여성이 받는 금액)와 할인된 2차 비용 등을 제안하며 유흥업소들의 불법 영업을 부추기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여도 보도방 업계는 그리 희망적인 소식이 듣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은 4단계에서도 유흥업소가 밤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2단계가 되면 밤 12시로 영업 제한시간이 늦춰지고 1단계에선 아예 시간 제한이 없다. 지금은 지자체에서 한시적으로 유흥업소의 집합금지명령을 내렸을 뿐이다. 4차 대유행 기세만 꺾이면 바로 밤 10시나 12시까지 유흥업소의 정상영업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룸살롱 업계가 다시 영업을 재개하면 보도방 업계의 불법 변칙 영업이 갖는 한계는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코시국의 특이한 상황을 기반으로 한 보도방 업계의 전성시대는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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