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좋다는 점 착안 폐점 부지에 들어서…회전율 극대화 전략으로 대박 가게 등극
전 세계적으로 ‘현금 없는 사회’로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도 마찬가지. 거리에 있던 ATM 코너가 속속 철거되면서 그 자리를 활용한 가게들이 증가 중이다. 일례로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의 ATM 자리는 바나나주스 전문점 ‘멧챠바나나’로 변신했다.
알다시피 ATM 부지는 공간이 좁다는 것이 단점이다. 과연 수익을 낼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걱정은 노파심에 불과하다. 좁은 공간에서도 판매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가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요코하마시의 식빵 전문점 타카쇼. 이곳은 2020년 2월 말까지 미쓰비시은행의 ATM 코너였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고급식빵 전문점으로 다시 태어났다. 최상급 재료와 독자적 제조법으로 구운 식빵을 판매하는데, 깊고 진한 버터의 풍미와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가격은 850엔(약 9000원).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불티나게 팔린다.
가게는 불과 3평으로, 입구에서 계산대까지 세 걸음이면 다다른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평균 4시간 뒤면 모든 빵이 매진된다고 한다. 일본 후지TV의 ‘메자마시 테레비’가 3평짜리 빵집의 영업 비밀을 파헤쳤다. 공간이 협소해 들어갈 수 있는 손님은 한 팀뿐. 오픈하자마자 매장으로 손님을 들어온다. 그리고 쇼핑에 걸린 시간은 45초밖에 되지 않았다. 다음 손님도 59초, 1분 내로 쇼핑을 마쳤다.
이처럼 손님 당 체류시간이 1분 내외가 많기 때문에 회전율이 무척 높은 편이다. 계속 행렬이 이어져 오후 2시가 되자 모든 식빵이 동이 났다. 이날 판매된 식빵은 약 300개로, 매출액은 25만 엔(약 260만 원) 이상, 내점객은 268명을 기록했다.
단시간 내 이렇게나 많이 팔 수 있었던 비결은 가게 안에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것은 식빵, 한 종류뿐이다. 단일품목 판매로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충분한 매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후지TV에 따르면 “그동안 ATM 부지는 비좁은 탓에 입주할 만한 자영업자를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타카쇼는 가게에서 빵을 만들지 않고, 공장에서 구운 빵을 판매만 하는 방식이라 협소한 공간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손님도 한 팀밖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인 만큼,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이타마시의 샌드위치 전문점 ‘팡야상’도 매장이 5평이 채 안 되는 작은 가게다. JR우라와역에서 30초 거리에 있던 은행 ATM 코너를 개장해 2020년 2월 문을 열었다. 진열장에는 인기상품인 ‘타마고 산도(일본식 달걀 샌드위치)’를 비롯해 20여 종의 샌드위치가 식욕을 자극한다.
점장인 사사키 히로토모 씨는 “하루 400개 이상의 샌드위치가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으로 가게 안에서는 샌드위치를 만들고 판매만 한다. 빵을 굽는 작업은 기계가 커서 다른 곳에서 별도로 진행하며, 여기서의 작업은 최소한 마무리만 하는 방식이다.
최근 ATM 철거지에 속속 가게가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사사키 점장은 “ATM이 있던 자리는 대부분 입지 조건이 좋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우리 매장 역시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보인다”며 “위치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후지TV는 “은행 영업점과 ATM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입지의 장점을 활용한 가게들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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