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연대 “캐슬렉스칭따오 인수 과정 사조산업 주주들이 손실 떠안아”…사조산업 “합리적인 경영 판단”
캐슬렉스칭따오는 2007년 2월 2일 골프장 경영과 골프장위탁관리대행업, 해외투자알선중개업, 여행업 등을 영업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재계 일부에서는 캐슬렉스칭따오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아들 주지홍 사조산업 부사장의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캐슬렉스제주의 주주를 보면 주지홍 부사장이 49.5%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주지홍 부사장이 지분 39.7%를 가지고 있는 사조시스템즈도 캐슬렉스제주 지분 45.5%를 가지고 있다. 주 부사장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캐슬렉스칭따오 지분이 95%인 셈이다. 나머지 5%는 캐슬렉스서울이 가지고 있다. 캐슬렉스칭따오의 사업 성공은 주 부사장의 지분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
하지만 캐슬렉스칭따오의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캐슬렉스칭따오는 2014년 기준 46억 528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24억 1716만 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이 기간 자본총계도 마이너스(-)136억 9435만 원을 기록, 전년 -91억 350만 원 대비 자본잠식 규모가 커졌다.
오너 일가가 대규모 손실을 감당해야 할 상황에서 2015년 사조그룹의 계열사인 캐슬렉스서울이 캐슬렉스제주로부터 캐슬렉스칭따오 지분 100%를 6억 원에 매입한 뒤 흡수합병했다.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 간 거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캐슬렉스서울이 오너 일가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부채 등을 매입한 탓에 캐슬렉스서울 최대주주인 사조산업이 부당하게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다.
캐슬렉스서울의 주주를 보면 사조산업이 79.5%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이외 사조씨푸드와 주진우 회장이 각각 20%, 0.5%를 가지고 있다. 캐슬렉스서울이 손해를 보면 지분율만큼 사조산업이 손해를 보는 셈이다.
캐슬렉스서울은 2015년 캐슬렉스칭따오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고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타불입자본 -236억 8796만 원을 장부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해당 액수만큼 자본이 감소했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캐슬렉스서울의 자본총계는 -51억 7119만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전년 자본총계는 36억 원이었다. 80억 원이 넘는 자본이 사라진 것이다.
흡수합병 이후에도 캐슬렉스서울은 손실 처리를 계속하고 있다. 캐슬렉스서울이 캐슬렉스칭따오를 인수하면서 편입한 캐슬렉스칭따오 100% 자회사 청도운산향촌구락부의 지분가치 감소분과 대여금을 손상차손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캐슬렉스서울은 청도운산향촌구락부의 지분가치 하락에 따라 11억 1722만 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2019년에는 청도운산향촌구락부에 지급한 대여금 1060만 달러를 출자전환해 122억 7268만 원으로 계상하고 이에 대한 가치평가를 통해 85억 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2020년에도 청도운산향촌구락부 지분에 대한 가치 하락을 이유로 16억 7666만 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현재까지 공시된 가장 최근 사업연도까지도 청도운산향촌구락부에 대한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캐슬렉스서울이) 빌려줬던 돈들은 캐슬렉스제주와의 합병 이후 대부분 손실처리되거나 절반은 출자전환 후 최근까지 서서히 주식 손상 처리돼 캐슬렉스서울과 사조산업의 이익을 잠식하는 요인이 됐다”며 “이는 주지홍 부사장과 그의 소유회사의 손실을 사조산업 주주들이 떠안고, 주지홍 부사장은 손실에서 자유롭게 해준 것으로 배임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배임액수가 50억 원이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해지는데 캐슬렉스서울이 부당하게 떠안은 손실액은 수백억 원에 달한다”면서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계열사 캐슬렉스서울의 캐슬렉스칭따오 인수 과정은 회사의 합리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며 “추후 회사의 입장이 정리되면 설명하겠다”고 전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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