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진출작 ‘크로스’ 촬영 미뤄진 가운데 JTBC 드라마 ‘서른, 아홉’ 하반기 촬영 돌입
워낙 바쁜 스타들이라 결혼식 역시 양측의 스케줄이 조율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가장 유력한 시점이 2021년 하반기였다. 손예진은 현빈과 만남의 계기가 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2020년 2월에 종영한 뒤 꽤 오랜 휴식기를 보냈다. 차기작으로 할리우드 진출작 ‘크로스’가 결정돼 있었고 할리우드 영화지만 촬영은 2021년 4월부터 한국에서 이뤄질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여파로 촬영이 9월로 미뤄졌었는데 아직까지도 촬영 스케줄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빈은 차기작인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의 촬영을 2021년 2월에 돌입해 6월에 모두 끝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현빈의 ‘공조2:인터내셔날’이 2월에 촬영을 시작하고 손예진의 ‘크로스’도 4월에 촬영을 시작해 두 작품 촬영이 모두 끝나는 2021년 하반기가 유력한 결혼 시점이었다. 그런데 ‘크로스’ 촬영 일정이 9월로 연기되면서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고 결국 손예진은 다른 작품을 차기작으로 선정했다. 바로 JTBC 새 드라마 ‘서른, 아홉’(유영아 극본·김상호 연출, JTBC스튜디오·롯데컬처웍스 제작)이다. 2021년 하반기에 촬영에 돌입해 2022년 상반기 방영 예정이다. 결혼 보다는 작품 활동에 더 매진할 것으로 보이는 터라 아무래도 이들 커플의 다음 소식 역시 결혼이 아닌 현빈의 차기작 선정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예진은 올해 만 나이로 서른아홉 살인데 차기작 제목도 ‘서른, 아홉’이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2022년에는 손예진이 마흔 살이 돼 있겠지만 촬영 시점을 감안하면 자신에게 딱 맞는 작품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 손예진은 이 드라마에서 강남 피부과 원장 차미조 역을 맡았다. 자상한 아버지와 너그러운 어머니, 성격 좋은 언니가 가족인 남부러울 것 없이 유복하게 자란 인물로 따스하면서도 때로는 쿨워터 향이 그득한 서른아홉 살 여성이다. 실제로 손예진 역시 2녀 가운데 막내로 좋은 부모님과 언니의 사랑을 받으며 유복하게 자랐다. 연예계에서 성공한 손예진이 강남 피부과 원장으로 성공한 차미조 역할을 맡았다는 부분도 비슷해 이번에도 탁월한 연기력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만난 동갑내기에서 어느덧 마흔을 함께 바라보는 서른아홉 세 친구의 평범하고도 바람 잘 날 없는 일상이 드라마에 담긴다. 예기치 못한 순간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된 그녀들이 어느 날 또다시 예기치 못한 일을 맞닥뜨리며 그 어느 때보다 가슴 뜨거운 서른아홉의 하루를 살아가는 이야기다.
손예진이 맡은 차미조의 두 친구는 배우의 꿈을 품고 달려왔지만 마음만큼 풀리지 않아 연기 선생님이 된 정찬영과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로 마흔을 바라볼 때까지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백화점 코스메틱 매니저 장주희다. 정찬영 역할은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대세 배우가 된 전미도, 장주희 역할은 다양한 뮤지컬과 연극을 통해 활약해온 김지현이 맡는다. 뮤지컬계의 스타이던 전미도와 김지현 가운데 먼저 전미도가 대세 배우의 대열에 올랐고 김지현은 이번 작품으로 대세 배우 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사실 손예진의 차기작은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바로 일본에서 ‘넷플릭스 K여왕’ 자리를 향한 도전이다. JTBC 드라마는 넷플릭스에 서비스되고 있어 ‘서른, 아홉’도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 등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손예진은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시작된 일본 4차 한류의 주역이다. 일본에서 성공한 한국 드라마의 중심에 남자 배우들이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여자 배우는 손예진이 유독 돋보인다.
모바일 시장분석 서비스 앱에이프의 2019년 조사 결과를 보면 넷플릭스 여성 이용자의 경우 한국과 미국은 20대 이용자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30대·40대이며 50대 이상과 10대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일본은 40대 이용자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30대이고 20대와 50대 이상이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여성들이 한국 드라마의 주요 소비층임을 감안하면 40대와 30대 여성들이 좋아할 드라마가 더 강점을 가진다. 현빈의 ‘사랑의 불시착’, 박서준의 ‘이태원 클라쓰’, 송중기의 ‘빈센조’ 등이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빈과 함께 ‘사랑의 불시착’에서 호흡을 맞춘 손예진이 바로 30대와 4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고 일본 넷플릭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던 만큼 전미도의 존재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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