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맞이해 유홍준 교수와 함께 독립운동 현장 답사기를 떠난다. 봉오동 전투의 숨은 영웅과 독립운동가들을 만나고 빛을 되찾기까지 그들의 뜨거운 혼이 담긴 밥상을 소개한다.
안동 임청각은 500여 년 전 낙동강 가에 지어진 아름다운 고택이다. 그러나 고성 이씨 종택인 이 아흔 아홉 칸 집은 1942년 절반이 헐려 사라졌다. 일제가 일부러 집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철길을 냈기 때문이다.
석주 이상룡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11명을 배출한 집안이라는 이유였다. 석주 이상룡 선생은 한일 강제병합 직후인 1911년 온 가족을 이끌고 만주 서간도로 망명했다. 광복군과 의열단의 모태가 된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독립운동의 초석을 다졌다. 당시 치열했던 독립운동 뒤에 감춰진 그들의 생활은 어땠을까.
서간도 독립운동가들의 고단했던 생활사는 석주 이상룡의 손부 허은 지사의 구술기록인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에 생생하게 실려있다.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와 임청각을 찾아 퇴계 이황이 쓴 당호가 걸린 군자정과 망명 직전 신주를 땅에 파묻어 지금은 영정만을 모시고 있는 사당을 둘러보고 쌀 한 톨 구하기 힘들었던 서간도에서의 삶을 들어본다.
파와 간장으로만 만든 파국수를 맛보고, 염장해 둔 갈치에 묻은 소금까지도 반찬으로 삼았다는 서간도 독립운동가들의 밥상을 만나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봉오동 전투의 숨은 영웅 최운산 장군의 밥상, 이름조차 남지 않은 거리의 독립운동가들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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