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판권·넷플릭스 제작 계약·자선사업까지 ‘판박이’…마클 미국 대선 출마 고려 추측도
‘메일 온라인’에 따르면, 해리 왕자 부부는 영국 왕실을 떠난 후부터 오바마 부부에게 수시로 조언을 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해리 왕자 부부는 오바마 부부와 수년 전부터 친분을 쌓아 왔었다. 해리 왕자의 경우에는 과거 부상당한 군 장병들과 참전용사들을 위한 스포츠 행사인 ‘인빅터스 게임’을 비롯해 인도주의적인 모금 활동을 통해서 오바마와 인연을 맺었고, 마클의 경우에는 평소 미셸 오바마의 열렬한 팬임을 자처해 왔었다. 지난 2018년에는 런던에서 열린 미셸의 강연회에 몰래 참석하는 등 열성을 보이기도 했었다.
때문에 사람들은 해리 왕자 부부가 오바마 부부에게서 영감을 얻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 해리 왕자 부부는 누가 봐도 오바마 부부와 흡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비슷한 비전을 가진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자서전 판권부터 팟캐스트 방송 활동, 넷플릭스 제작 계약, 자선 사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활동들이 오바마 부부를 모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에 일부에서는 어쩌면 마클이 종국에는 대선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클의 생일이 8월 4일로 같다는 점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오고 있다.
#넷플릭스
지난 2017년 백악관을 떠났던 오바마 부부는 퇴임 후에도 전임 대통령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퇴임 당시 나이가 불과 50대 초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와 맺은 다년 제작 계약이 그랬다. 지난 2018년 오바마 부부는 넷플릭스와 영화, 드라마, 토크쇼, 다큐멘터리 시리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합의했다. 부부가 함께 세운 콘텐츠 제작 프로덕션인 ‘하이어그라운드 프로덕션’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에 참여하는 조건이었으며, 계약 규모는 5000만 달러(약 580억 원)에 달했다.
지금까지 제작된 프로그램으로는 성황리에 끝났던 미셸의 북투어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와 함께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오른 최초의 셰르파 산악인 텐징 노르가이의 스토리를 다룬 전기 영화 등이 있다.
해리 왕자 부부 역시 넷플릭스와 계약을 통해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었다. 부부가 세운 콘텐츠 제작사인 ‘아치웰 프로덕션’을 통해 1억 달러(약 1160억 원)라는 엄청난 금액으로 계약을 맺었으며, 이는 오바마 부부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다.
해리 왕자 부부의 첫 번째 작품은 마클과 엘튼 존의 남편인 데이비드 퍼니스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12세 소녀의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펄’이 될 예정이다. 이 시리즈는 마클의 인생을 모티브로 만들어질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팟캐스트
오바마 부부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오디오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와도 콘텐츠 제작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9년 부부는 스포티파이와 독점 계약을 맺고 팟캐스트 제작 및 진행을 시작했으며, 2020년 7월 첫 방송에서 미셸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과의 관계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청취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가장 최근 방송으로는 지난 2월, 오바마가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록의 전설인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함께 출연했던 방송이 있었다.
해리 왕자 부부 역시 2020년 스포티파이와 계약을 체결하고 팟캐스트 활동을 시작했다. 계약금은 1800만 파운드(약 290억 원)로, 이는 팟캐스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다. 지난해 말 방송된 특별 방송은 35분짜리 ‘홀리데이 스페셜’ 에피소드로 구성되었으며, 정식 시리즈는 올해 시작될 예정이다.
#스타일
평소 마클이 미셸을 얼마나 추종해왔는지는 패션 스타일을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런 까닭인지 둘이 비슷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 가령 미셸이 2009년 이탈리아 순방 때 입은 노란색 제이슨 우 원피스와 마클이 2018년 왕실 주최 행사인 ‘커먼웰스 유스 챌린지 리셉션’에서 입었던 브랜든 맥스웰의 노란색 원피스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또한 2012년 미셸이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와의 만찬에서 입었던 마이클 코어스의 원숄더 검정색 드레스는 2018년 마클이 런던 패션 어워드에서 착용했던 클레어 웨이트 켈러의 검정색 벨벳 드레스와 흡사하다.
뿐만이 아니다. 마클이 지난해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입었던 청록색 원피스는 지난 2012년 미셸이 미국 올림픽 대표팀을 만날 때 입었던 청록색 드레스를 떠올리게 한다.
#오프라 윈프리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누구나 다 아는 오바마 부부의 절대적인 지지자이자 절친이다. 윈프리는 지난 2007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정치 신인 오바마가 대선 출마를 하자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했으며,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4년 뒤인 2011년에는 자신의 토크쇼에 오바마 부부를 게스트로 초대해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었다.
당시 이 출연이 화제가 됐던 이유는 현직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이 황금시간대 TV 쇼에 나란히 출연하는 최초의 케이스였기 때문이었다. 이 방송 후 셋은 가까운 친구가 되었고, 오바마 부부는 윈프리와 함께 여러 차례 사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막역한 사이가 됐다.
윈프리와 해리 왕자 부부의 인연도 남다르다. 결혼식에 윈프리를 초대했을 정도로 마클과 윈프리는 평소 가까운 사이였으며, 이런 까닭에 부부가 미국으로 이주한 후 첫 번째 출연한 토크쇼 프로그램 역시 윈프리쇼였다. 당시 전 세계 4900만 명이 시청했을 정도로 화제가 됐던 이 방송에서 부부는 왕실 생활의 감옥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았다고 말하면서 그간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윈프리와 나눈 두 시간 동안의 대화에서 부부는 영국 왕실 내에서의 인종차별, 무시, 그리고 갈등에 대해서 폭탄 발언을 퍼부었다.
이를 계기로 가까운 사이가 된 윈프리와 해리 왕자는 곧 애플 TV 다큐멘터리도 함께 제작할 예정이다. 이 다큐는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중독증 등 정신적 불안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다룰 예정이다.
#자선 활동
오바마 부부는 2014년 설립한 ‘오바마 재단’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는 한편 장학 사업에도 열심이다. 해리 부부 역시 ‘아치웰 재단’을 설립해 자선 사업을 시작했다.
#강연회
퇴임 후 오바마 부부는 뉴욕에 본부를 둔 ‘해리 워커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미국 전역과 전세계를 돌면서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에는 1회 연설에 40만 달러(약 4억 원)를 벌어들였다.
해리 왕자 부부 역시 오바마 부부처럼 ‘해리 워커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해리 왕자는 JP모건 은행에서 고 다이애나비인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경험에 대해 강연했다. 다만 강연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전문가들은 오바마보다 더 높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수준 정도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 활동
퇴임 후 미셸이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질문은 ‘혹시 정치 활동을 해볼 생각은 없는가’ ‘혹시 대선 출마를 고려해볼 생각은 없는가’ 등 정치 복귀와 관련된 것들이다. 그럴 때마다 미셸은 단호하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뇨.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에요. 나는 지금 내 삶이 너무 좋아요.”
그렇다면 마클은 어떨까. 해리 부부가 대서양을 건너온 이후부터 많은 사람들은 어쩌면 마클이 미국 역사상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바람을 의식하고 있는 듯 마클은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숨기지 않아 왔다. 지난해 대선 당시에는 유권자들에게 ‘증오 발언을 삼가하라’고 촉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반감을 에둘러 표현했었다.
또한 마클은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한 정치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민주당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해 왔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회고록 출간
오바마 부부는 퇴임 후 회고록 출간을 통해 출판사인 ‘펭귄 랜덤 하우스’로부터 6500만 달러(약 750억 원)를 받았다. 미셸의 자서전 ‘비커밍’은 1500만 부가 팔렸으며, 오바마의 회고록 ‘약속된 땅’은 출간 첫날에만 88만 7000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해리 왕자 부부 역시 얼마전 동일한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금액은 총 네 권을 출간하는 조건에 1800만~2900만 파운드(약 290억~46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첫 번째 책은 해리 왕자의 회고록이 될 전망이다. ‘왕자로서가 아니라 한 남자로서’ 쓴 책으로, 솔직하고 진실한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이 책의 수익금은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진짜’는 아마도 마클의 회고록이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가 쓴 책에는 모르긴 몰라도 영국 왕실에 대한 폭로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용 책 출간
지난 2010년, 오바마는 ‘그대는 나를 노래합니다:버락 오바마가 딸들에게 쓰는 편지’라는 아동용 그림책을 출간해 반향을 몰고 왔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쓴 이 그림책에서 오바마는 첫 흑인 메이저리거인 재키 로빈슨과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등 미국의 역사적 인물들 열세 명을 다루었다. 이 책의 수익금은 전사자와 상이군인의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액 기부되었다.
마클 역시 올해 초 동일한 출판사를 통해 ‘벤치’라는 제목의 아동용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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