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궁에 탈레반 깃발 올려…국영방송도 장악한 뒤 대국민 담화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알자지라방송에 “아프간에서 전쟁은 끝났다”고 선포하고, 통치 방식과 정권 형태가 곧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주민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하겠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장한다. 모든 아프간 인사와 대화할 준비가 됐으며, 필요한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자지라방송은 탈레반의 사령관들이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무장 대원 수십명과 함께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탈레반은 이날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한 내전에서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이들은 아프간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탈레반기도 게양했다고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도피했다.
탈레반은 대국민 담화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방적인 정부를 구성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메시지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의 수하일 샤힌 대변인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진입한 뒤 AP통신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샤힌 대변인은 영국 BBC 방송과의 생방송 인터뷰에서는 향후 수일간 아프간에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원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정치국장인 바라다르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탈레반의 승리는 비교될 수 없는 위업이지만 아프간 통치의 진정한 시험은 권력을 손에 넣은 지금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국영방송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 아라비야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카불에서 아프간 국영 TV를 장악한 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아프간인들에게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여성에게는 “히잡을 쓴다면 학업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겠으며 혼자서 집밖으로 나서는 것도 허락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간 현지 여성들은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 과거 1996~2001년 탈레반 집권기의 ‘인권 암흑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한편,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한 15일 밤에는 곳곳에서 폭발음과 총격 소리가 들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프간 1TV는 밤이 되자 수도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하고, 외교관들과 아프간 관리들이 탈출을 위해 몰려간 공항 근처에서도 총격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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