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균 전 실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박원순)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안' '좌파의 반값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 등 문건을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정치인과 연예인을 제압하겠다는 취지에서 여론 공작을 벌인 혐의도 있다. 당시 방송인 김미화씨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MBC 등 방송사에 압력을 넣고, 가수 윤도현씨 등의 소속사 세무조사를 유도했다. 정부 비판적 문화·연예계 인사 퇴출 작업에 관여한 것.
앞서 1심 재판부는 "김미화씨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청취율 1위였고 광고 수익이 높아 교체 필요성이 없었다"며 방송사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유죄 판단했다. 이어 "국정원 고위 간부로 재직하면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종북으로 규정했다. 직권을 남용해 국정원 직원들에게 직무와 관련 없는 정보를 수집하게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면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김미화씨를 방송에서 퇴출하려 한 혐의를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블랙리스트에 등장한 연예인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국세청에 요구한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직무수행으로 볼 수 없어 직권의 외형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