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6억 명 달하는 근시환자 유치 경쟁…“부작용 최소화 위해 수술 후 관리 필요” 지적
2018년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중국 근시 환자는 대략 6억 명으로 파악됐다. 2020년 6월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중국 눈 건강 백서’를 펴냈다. 여기에 따르면 아동 청소년 근시 발생률은 53.6%였다. 두 명 중 한 명은 근시인 셈이다. 대학생들의 경우 근시 발생률은 90%가 넘었다.
병원들은 경쟁적으로 근시 교정수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근시 수술은 병원 매출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안과들이 ‘안경을 벗어 던져라’와 같은 문구로 홍보하는 모습은 심심찮게 목격된다. 그러자 일각에선 근시 수술의 부작용,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 근시 수술을 받을 수 없는 미성년자들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확산됐다.
베이징대학 인민병원 ‘안시광 센터’ 주임이자 안과의사인 왕카이는 2018년 직접 라식 수술을 받았다. 왕카이는 ‘라식 전도사’로 통한다. 그는 “근시 교정수술은 라식, 라섹 등의 방법이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요 치료 수단”이라면서 “수술 후 지금까지 일상 및 회사 생활에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민해방군 병원 안과의사 친리웨이도 근시 교정수술에 긍정적이다. 친리웨이는 “많은 사람들이 수술의 안전성을 걱정한다. 하지만 수술기법이 정교해지고, 장비가 발전해서 안전성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술 후유증, 합병증의 확률은 다른 수술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또 합병증 예방과 치료도 크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친리웨이는 근시 교정수술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중에게 수술의 유형, 절차 등을 자세히 전달해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는 이유다. 친리웨이는 “비싸다, 유행 때문에 한다 등과 잘못된 정보들이 넘쳐난다. 물론 절대적으로 안전한 수술은 없다. 근시 교정수술도 그렇다. 다만, 의사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면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했다.
쉬저우 의과대학 부속병원 안과의사인 자오위민은 근시 교정수술 후 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오위민은 “수술을 마친 환자들은 호르몬 일종인 플루이드 안약을 넣어야 한다. 이 경우 안압이 올라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의사들의 진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면서 한 사례를 소개했다.
수능시험을 마친 한 남학생은 근시 교정수술을 받고 3개월 동안 안약을 눈에 넣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그는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느꼈다. 검사를 받아보니 녹내장이었다. 자오위민은 “이런 결과는 충분히 피할 수 있다. 의사한테 한 번만 와서 검사를 했다면 안압이 높아졌다는 것을 발견해 약을 바꿨을 것”이라면서 “수술이 끝나도 안심해선 안 된다. 눈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여러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심지어 다시 근시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친리웨이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그는 “근시 교정수술 후 환자 스스로 시력을 보호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친리웨이는 “눈 안의 구조는 근시 때와 똑같은 상태다. 다만, 안경을 벗고 렌즈를 삽입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면서 “수술 후 심한 운동이나 피로를 피해야 하고 매년 렌즈를 빼 안구검사를 해야 한다. 또 전자제품을 근거리에서 보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왕카이도 “수술 후 6개월 동안은 근거리에서 눈을 사용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 매일 이불 속에서 휴대전화를 본다면 근시나 시력 감퇴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근시 교정수술을 받지 못하는 미성년자들의 눈 보호 방안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8년 관련 부처 8곳은 ‘아동 청소년 근시 종합 예방 실천 방안’을 발간했다. 2030년까지 아동 청소년 근시율을 낮추고, 시력 건강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6세 이하 아동 근시율은 3%, 초등학생 38%, 중학생 60%, 고등학생 7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우수한 시력을 가진 학생 비율은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가이비인후질환 임상의학연구센터장이자 아동청소년 근시전문가인 취지아는 “유아 청소년의 근시 예방은 국가의 중요한 전략이다. 동시에 전국민이 참여하는 민생사업이기도 하다. 부모들은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눈을 잘 쓰는 습관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의 실내 수업을 줄이고 야외활동을 늘리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안경업체인 밍웨안경은 유아 청소년 근시 예방을 위해 당국과 손을 잡았다. 그 일환으로 최근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상하이 동방병원본부 안과장 마오신제는 “아이들의 눈을 충분히 이해한 후 연령, 도수, 필요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 다양한 광학교정 방법을 도입하고, 또 근시에 도움이 되는 약을 적절하게 써야 한다”고 했다.
전국종합아동청소년 근시방지 전문가 니하이룽도 취재진에게 “근시 교정과 관련된 과학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해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개개인에 따라 맞춤형 치료법 도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쑤성 안경협회 부회장 셰궁싱은 “현대 사회에서 시각 건강의 기능은 주로 렌즈에 탑재된다. 렌즈에 따라 다양한 눈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서 “아이들의 경우 근시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운전, 외출 등 야외환경에 맞게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도 이에 맞는 렌즈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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