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계약 분쟁 과정 갑질·폭언·사생활 폭로 등 쌍방 치고받고…함께하면 ‘방패’ 돌아서면 ‘창’
최근 박유천이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1월 박유천과 전속계약을 맺은 소속사 리씨엘로가 8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유천 씨의 전속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는 물론 인간적인 배신감으로 심각한 상실감을 겪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박유천이 일본 기획사와 이중계약을 체결하고 일본에서 팬미팅을 강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박유천과 라씨엘로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다.
라씨엘로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다. 박유천이 회사 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했으며 동거 중이던 여자친구에게 법인카드를 줘서 명품 가방까지 사도록 하고 회사 자금 수천만 원을 게임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흥업소에서 무전취식한 금원이 약 1억 원에 달해 회사가 이를 지불해주기도 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번 경우는 사실 매니저가 너무 많이 알고 있는 것들을 폭로한 사례와는 차이점이 크다. 전속계약 분쟁 과정에서 공개된 스타에 대한 비정상적인 회사 자금 투입 관련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리씨엘로의 법률 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한경닷컴 인터뷰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오픈된 내용은 박유천 씨 측이 정산을 전혀 못 받았다거나 대표가 횡령을 했다는 주장과 직접 관련된 입장만을 정리한 것”이라며 “추가적인 고충도 있었다”고 밝혔다.
한솥밥을 먹던 스타와 소속사가 분쟁을 겪게 되면 생각보다 화제성이 커지는 일이 자주 있다. 심지어 과거에는 소속사에서 소속 연예인이 2억 원어치의 귀금속과 고가의 보석을 밀수했다고 고발하고 고발장을 언론사에 배포하는 일도 있었다.
올해 유독 이런 분쟁이 많은데 하나같이 화제성도 컸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배우 김정현이다. 시작은 김정현과 서지혜의 열애설이었다. 열애설이 사실무근이라며 해명하는 과정에서 김정현이 서지혜를 만난 게 데이트가 아닌 소속사 옮기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당시 김정현은 소속사 오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있어 자연스러운 소속사 이적을 위한 상의로 비춰졌다. 그렇지만 당시 김정현은 오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기간을 두고 분쟁 중이었다. 오앤엔테인먼트는 김정현이 사적인 이유로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11개월을 감안해 전속계약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11개월은 김정현이 MBC 드라마 ‘시간’에서 중도 하차했을 당시의 상황을 의미했고, 이 부분은 결국 서예지 ‘가스라이팅’ 논란으로 확대됐다.
아예 드러내 놓고 전 소속사 관련 의혹을 제기한 연예인도 있다. 바로 한예슬이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서 한예슬 남자친구 관련 폭로가 시작될 무렵 한예슬은 “왜 이런 일들은 항상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됐을 때 일어나는 건지 참 신기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예슬은 자신의 전 소속사 대표와 가세연의 유튜버 김용호가 친하다고 밝히며 “일종의 보복인가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전속계약 분쟁 과정에서의 폭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2020년 7월에는 배우 김서형과 소속사 마디픽쳐스가 전속계약 분쟁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문제는 양측에서 모두 폭로성 발언을 쏟아내면서 화제가 급격히 커졌다는 부분이다. 당시의 전속계약 분쟁은 김서형이 마디픽쳐스에 전속계약해지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김서형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게이트는 “전속계약해지 요구가 아닌 통지”라며 “매니저가 배우에 대한 비방과 험담 등 배우와 사이의 신뢰관계를 저해하는 언행을 제3자에게 했고, 배우가 제3자로부터 그러한 사실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성희 마디픽쳐스 대표는 함께 일하는 동안 김서형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열심히 일해서 광고 계약금을 3배 높여 왔더니, 뒷돈을 얼마 받았냐고 했다”라며 “디지털 성범죄 관련 공익 광고를 제안했는데, 김서형은 내게 ‘어디다가 몰카 관련 공익 광고를 들이대냐’라는 카톡을 보내왔고 욕설을 했다”고 폭로했다.
아이돌 그룹의 전속계약 분쟁에서도 이런 폭로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경우에는 멤버들의 회사에 대한 폭로가 더 많다. 그룹 TRCNG의 멤버 태선과 우엽이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과정에서는 열악한 근무 환경 공개가 화제가 됐다. 이들은 겨울에 보일러가 끊기고, 여름엔 에어컨이 고장 난 숙소에서 생활했으며 식사는 주로 편의점 도시락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걸그룹 ANS와 소속사 에이엔에스엔터테인먼트의 전속계약 분쟁 과정에서는 왕따·방치·폭언 논란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재진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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