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 1급인 A 씨는 지난 6일 오전 11시 45분쯤 점심 식사를 하던 중 쓰러졌다.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엿새간 치료를 받았지만 12일 끝내 숨졌다. 사건 당시 주변에는 식사를 돕는 시선 관계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SBS는 유족의 동의를 받아 시설 CCTV 영상과 병원 기록 등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시설 관계자가 A 씨에게 김밥과 떡볶이를 먹이려 하자 A 씨는 약 5분간 자신의 뺨을 때리는 등 식사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A 씨가 도망가려 하자 다른 관계자가 가세해 A 씨를 제압하고 김밥을 억지로 쑤셔 넣은 뒤 떡볶이까지 먹인다. 계속해서 음식을 거부하던 A 씨는 옆방으로 도망치는데 소파에 앉는가 싶더니 쓰러진다.
유족들은 이 시설 종사자가 A 씨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이다가 질식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병원 치료 과정 중 A 씨의 기도에서 4~5㎝ 길이의 떡볶이 떡 등 음식이 나왔다고 전했다.
A 씨 아버지는 “(의사가) 심장이 멎어서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된 게 30분은 족히 넘었다며 뇌 CT를 보여줬다. (뇌가 부어서 주름이 없고) 그냥 하나의 달걀 흰자 같다. 제가 그걸 보고 절망했다”고 말했다.
A 씨의 어머니는 시설 관계자에게 “아들이 김밥을 기겁할 정도로 싫어하니 절대 먹이지 말라”고 당부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복지 시설 측은 A 씨가 싫어하는 음식을 먹인 이유에 대해 “착오가 있었다”며 “유족께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