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는 에버랜드 노조가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의 설립 및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한 삼성 측 계획에 따라 설립됐다며 2019년 3월 소송을 제기했다.
에버랜드 노조는 노조가 2015년쯤부터 단체협상 체결 과정에서 삼성 측에 요구안을 제시하는 등 삼성 측의 지배·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해왔다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 2월 유성기업 어용노조 설립무효를 확인한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에버랜드 노조는 자주성과 독립성이 부족하고, 노동3권을 향유할 수 있는 주체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재판부는 “노조는 삼성그룹의 비노조 경영 방침을 유지하고, 향후 자생적 노조가 설립될 경우 그 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용자 측의 전적인 계획과 주도 하에 설립됐다”면서 “설립신고가 행정관청에 의해 형식상 수리됐다 하더라도 실질적 요건이 흠결된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에버랜드 노조는 노동조합법상 설립이 무효다”라고 밝혔다.
또 △사용자 측이 자체 검증을 거쳐 1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을 선정한 점 △노조원 수가 10여 명에 불과한 점 △피고 노조가 사용자 측에 대립하는 노조 활동을 전개한 적이 없는 점 △최근까지 체결한 임금 및 단체협약 내용이 기존 협약이나 노사협의회의 합의안과 유사하거나 취업 규칙에서 보장하고 있는 내용 등을 벗어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춰 노조가 사용자 개입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주성과 독립성을 갖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