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슈대학 벤처기업, 웨어러블 로봇 ‘클라라’ 개발…“휠체어 생활 안 해도 될 만큼 회복”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입는 로봇 ‘클라라’는 일본 신슈대학이 설립한 벤처기업 ‘어시스트모션’이 개발했다. 의류처럼 간단히 착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어시스트모션의 하시모토 미노루 대표는 “뇌경색, 뇌성마비 등으로 보행 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클라라를 통해 재활을 도모하고 원활하게 걷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참고로 “클라라의 이름은 1970년대 방영된 애니메이션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따왔다”고 한다. 휠체어 생활을 하지만, 주인공 하이디의 도움으로 결국 걸을 수 있게 되는 소녀다.
클라라는 외골격형의 ‘딱딱한 로봇’이 아니라, 착용자의 골격을 이용해 관절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좀 더 신체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 장시간 걸어도 피로도가 적고, 특히 언덕길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해준다.
사용방법은 이렇다. 먼저 본체를 배낭처럼 짊어진다. 그런 다음 벨트를 다리에 고정시켜주면 착용이 끝난다. 가장 큰 특징은 ‘동조 제어 시스템’을 채택했다는 것. 고관절, 무릎관절 등 4개의 관절 부위에 장착된 센서가 착용자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알아서 그에 맞는 보행 동작을 지원한다.
하시모토 대표는 “클라라를 착용하고 걸으면 다리가 쉽게 올라가기 때문에 좀처럼 한 걸음을 내딛지 못했던 사람도 걸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노화로 하반신이 약해진 고령자를 돕는 활약도 기대된다. 가령 재해 시 대피처로 빠르게 이동한다든지, 정전이 돼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계단 오르내리기를 지원해준다. 아울러 운동량이 증가하므로 노화에 의한 근육량 저하 방지 및 생활습관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마현 재활센터에서 작업치료사로 재직 중인 고지마 도모미 씨는 “클라라를 재활훈련에 도입한 후 환자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고 전했다. “‘걸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동기부여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클라라를 통해 보행 기능이 향상된 사례가 많다. 60대 남성 오카다 씨는 “뇌경색으로 왼쪽 반신에 마비가 왔다”고 한다. 설상가상 작년 겨울에는 넘어져 대퇴골이 골절됐고, 걷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평생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클라라로 재활훈련을 한 결과 이제는 지팡이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회복됐다. 오카다 씨는 “클라라가 움직이기 힘든 왼쪽 몸을 지탱해주니까 다리가 앞으로 쑥 나가더라”며 기뻐했다.
역시 뇌경색으로 반신이 마비된 70대 여성 오카이즈미 씨도 “걷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만족했다. 예전에는 방에서만 지냈지만, 지금은 정원 가꾸기도 하고 마음이 밝아졌다.
하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클라라의 무게는 4kg 정도로 다른 보행로봇보다는 가벼운 편이나, 연구팀은 소재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하시모토 대표는 “관절부분에 인공근육을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모터 대신 수축성을 가진 인공근육을 적용하면 보다 경량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로봇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될 미래가 성큼 다가와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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