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후 처벌받은 후에도 마약을 끊어내지 못하는 중독자들. 대검찰청의 '2020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전체 마약류 사범 1만 8050명 중 5933명이 재범인원으로 집계됐다.
무려 32.9%의 마약 재범률. 하지만 이는 검거된 수치일 뿐 실제 다시 마약에 손을 대는 사람은 훨씬 많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실제로 과거 23년간 마약을 투약했던 한 중독자는 수감과 재투약을 반복해 전과 7범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마약중독자를 투옥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우리나라보다 먼저 마약 중독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은 어떨까. 마약 중독에 대한 미국의 시스템을 심층 취재해 국내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본다.
한편 높아지는 마약 재범률만큼 심각한 문제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중독자 개인뿐 아니라 중독자 뒤에서 남모르게 고통받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마약의 중독성에 젊은 청춘들, 그리고 그의 가족들이 고통 속에서 절규하고 있다.
그들은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지만 마약에 또다시 추락하고 절망하고 만다. 지옥의 굴레에 빠진 마약중독자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동우(28, 가명)는 마약을 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에 가득 찬 채 자기 뜻대로 마약중독재활센터 다르크에서 결국 퇴소했다. 원래 다니던 직장에 다시 복직한 동우는 보통의 20대처럼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얼마 뒤 제작진에게 동우의 근황에 관해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다르크에서 퇴소하기 전 이번에는 꼭 마약에서 자유로워지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동우에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동우는 "쾌락보다 괴로움이 훨씬 심한데 지긋지긋한 마약 생각은 안 날 줄 알았는데, 그냥 기억 상실증에 걸리는 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마약으로 처음 만난 사이지만 이제는 서로 의지하며 2년간 마약을 끊고 회복하고 있는 민준(34, 가명)과 아연(32, 가명) 부부는 결혼 후 어렵게 가진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아기를 가졌다는 기쁨도 잠시 마약을 투약했던 과거 때문에 배 속의 아기가 잘못될까 봐 두려운 마음에 매일 죄책감에 산다. 이런 부부의 마음과 달리 밤이 되면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는 갈망.
임신하더라도 갈망은 밤마다 찾아와 아연을 괴롭혔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행복감을 느낄 새도 없이 갈망에 대한 괴로움과 태어날 아기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독자 부부 민준과 아연의 이야기도 함께 만나본다.
과연 정말 마약이 중독자만 망가뜨리는 약물일까. 마약중독자의 가족이 겪는 고통의 몸부림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 졸업 후 탄탄대로였던 세진(27, 가명)은 단 한 번의 마약으로 평범한 일상뿐만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도 모조리 잃게 됐다.
부모는 아들이 다시 마약에 손을 댈까 전전긍긍하고 아들은 자신을 믿어주지 못하는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만다. 바로 마약중독자에게 가장 위험한 '공동의존' 상태인 것. 지금까지는 들어볼 수 없었던 중독자 가족들의 처절한 이야기도 함께 들어본다.
우리 사회 전반에 은밀하게 스며든 마약. 마약에 노출돼 중독되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옥의 굴레에 빠진 중독자들의 마약과의 싸움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마약중독자들과 그 가족이 다시 일상을 찾을 수 있도록 마약 중독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개선돼야 할 사회적 시선을 다각도로 함께 고민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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