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색 캠페인이 지지도 제고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너도나도 하는 유행일 뿐”이라며 “시대정신을 관통하지 못한 캠페인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애처가 활용법’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지사의 이색 캠페인이다. 이 지사는 아내 김혜경 씨와의 사진을 올리며 “말로 다 못 할 미안함이 있다”며 “꿈 많던 음대생이 온갖 모진 일 마주해야 하는 정치인의 아내로 살기까지 무수히 많은 감내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배우 스캔들 의혹으로 깎인 이미지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국내 최초 e스포츠 경기장을 찾아 게임을 했다. ‘델리민주’ 유튜브에 출연해선 ‘아재 개그의 달인’을 선보였다. 이 전 대표 이미지인 ‘엄근진 캐릭터’ 타파에 나선 것이다.
‘콜라보 극대화’ 전략에 나선 이도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자신의 후원회장인 배우 김수미 씨와 함께 ‘수미쌤의 스파르타 과외, 한 수 배워봅시다’ 유튜브에 출연했다. 김 씨는 지지도 정체인 정 전 총리에게 “나 같은 욕쟁이로 나가라”고 조언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색 캠페인만큼은 정 전 총리가 치고 나갔다”고 반응이 나왔다.
야권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부캐릭터(부캐)형’의 대표 격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다. 원 전 지사는 자신의 부캐로 ‘원희봉 기자’ 내세웠다. 원희봉 기자는 “킹크랩을 사용해 여론조작 한 번 해보겠습니다. 이제부터 청와대는 제 것”이라는 풍자 뉴스를 전했다. 시트콤 형식의 ‘희룡부동산’과 사극 ‘룡의 눈물’ 등도 원 전 지사의 콘텐츠다.
반려동물 가족의 표심에 구애하는 ‘펫팸족’도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표적이다. 윤 전 총장은 개 4마리와 고양이 3마리를 키우고 있다. 최 전 원장은 20년째 터키쉬 앙고라 종인 고양이와 동고동락하고 있다. 반려견 인구는 1500만 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국민의힘은 아예 당 차원에서 이색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9월 3일엔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한 ‘누가 후보가 될 상인가’라는 주제로 한 숏터뷰를 공개했다.
이색 캠페인과 거리를 둔 주자도 있다. ‘홍카콜라’로 인기몰이를 한 홍준표 의원은 되레 엄근진 모습을 종종 선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경선 막판까지 캠프 간 이색 캠페인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