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온난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백 년간 온도상승이 지구 평균온도 상승보다 훨씬 높은 1.8도에 이른다. 기후변화로 인해 육지는 물론이고 바다의 수온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아열대와 온대의 경계에 위치한 제주도는 한반도 기후 위기의 최전선이다. 연구에 따르면 제주 주변 해역의 수온은 지난 36년 동안 2도가량 올랐다. 수온 상승이 가져온 제주 바닷속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이를 통해 한반도 바다 전체의 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김춘금 마라도 해녀 회장은 "마라도 바다가 지금 엉망입니다. 한 5년 전부터 바다가 죽어가고 있어요. 미역도 하나 안 나고, 톳도 하나도 안 나고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진짜 황폐해졌어요"라고 말한다.
제주 바다가 달라지고 있다. 해녀들은 더 이상 바다가 밭이 아니라며 하소연한다. 해녀들의 '황금밭'으로 여겨왔던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지금쯤 숲을 이루어야 할 미역은 물론이고 마라도의 명물 성게 개체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갯바위를 뒤덮던 톳들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불과 3-4년 사이 벌어진 일이다.
반면 제주 남쪽 바다의 겨울 수온은 지난 36년간 3.6도 올랐다. 과연 바다 수온의 상승과 해조류의 감소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박상률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감태가 점점 없어지고 그 지역들은 거품돌산호가 덮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제주 한 지역이 아니라 전 해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해조류가 사라져가고 있는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는 건 아열대 종인 거품돌산호와 큰갈파래이다. 최근 서귀포바다 전역에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 때문에 해조류를 먹고 사는 소라와 성게는 물론이고 제주 대표 어종 자리돔의 수확량도 급감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가속된다면 모든 해양 생태계와 어업 생태계가 뒤바뀔 수 있다고 전문가는 진단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흡수원인 바다의 숲 해조류들이 사라지면 이산화탄소 또한 정화할 수 없게 된다는 것. 뜨거워진 바다의 위기는 결국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다. 바다의 변화로 인해 인간에게 초래할 위기는 무엇일까.
'침묵의 바다'편 제작진은 지난 1년 동안 기후 위기 속 제주 바다의 변화 현장을 추적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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