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누적 득표율 51.41%, 이낙연에 약 20%p 앞서…추미애 깜짝 3위 오르며 약진
9월 4~5일 치러진 ‘충청대전’에서 이 지사에 크게 패한 이낙연 전 대표는 배수진을 쳤다. 65만 표가량의 1차 슈퍼위크 선거인단 투표가 시작되는 9월 8일 이 전 대표는 전격적으로 의원직을 던졌다. 캠프 소속 의원들 대부분이 몰랐을 정도로 ‘깜짝 발표’였다. 이낙연계 한 의원은 “경선 전부터 의원직 사퇴 얘기가 있었지만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정치1번지 종로를 버리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컸다”면서 “그만큼 이 전 대표가 절박하다는 증거”라고 했다.
정가에선 충청지역 대패로 벼랑 끝에 몰린 이 전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반이재명 진영’과 중도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전 대표는 의원직 사퇴를 밝히면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도덕적이지 않아도 좋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가. 민주당과 보수 야당이 도덕성에서 공격과 방어가 역전되는 기막힌 현실도 괜찮은가”라며 이 지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이 지사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 지사는 9월 11일 대구·경북 경선에서 51.12%의 과반 득표로 이 전 대표(27.98%)를 크게 눌렀다. 9월 12일 강원 경선에서도 55.36%였다. 이 전 대표는 27%에 그쳤다. 이로써 이 지사는 4차례 지역 순회 경선에서 모두 과반을 얻으며 대세론을 입증했다. 의원직까지 던졌던 이 전 대표는 ‘마의 30%’를 넘기지 못하며 이 지사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강원지역 경선과 함께 공개된 1차 '슈퍼위크' 결과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이 지사는 64만 1992명의 선거인단 중 49만 6672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25만 3762표를 얻었다. 득표율은 51.09%로 역시 과반이었다. 지역순회 경선에서의 득표율이 일반 선거인단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 대표는 31.45%(15만 6203표)로 처음 30%대를 넘기긴 했지만, 이 지사와는 10만 표가량 차이가 났다.
당초 이낙연 캠프는 1차 슈퍼위크에서 30%대 후반을 기록하고 호남으로 갈 경우, 이 지사 본선 직행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캠프 내에선 좌절감이 역력한 모습이다. 1차 슈퍼위크 직후 통화한 이낙연계 의원은 “호남에서 그나마 해보려면, 이번 1차 슈퍼위크 때 40%대에 육박했어야 한다. 이 지사가 호남에서도 앞선다는 결과가 많은데,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9월 12일 1차 슈퍼위크까지의 누적 결과는 이 지사가 51.41%(28만 5856표)로 1위다. 2위는 17만 2790표(31.08%)의 이낙연 전 대표다. 둘의 차이는 약 20%포인트(p)다. 이재명 캠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우리도 과반 득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호남 경선까지 끝나야 판세가 나올 줄 알았는데 일찌감치 나왔다”면서 “무수한 네거티브에도 불구하고, 당원과 대의원은 물론 일반 유권자도 이 지사를 선택했다. 이것은 곧 이 지사만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여론 쏠림’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점친다. 호남 경선에서의 압승을 기대하고 있는 배경이다. 호남 경선은 권리당원만 20만 명가량이 투표에 참가한다. 전체 권리당원(70만 명가량) 중 30%에 달하는 비율이다. 호남 권리당원 상당수가 친문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비주류이자 비호남인 이 지사가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판세는 뒤집혔다. 이 지사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다른 후보를 큰 표 차로 앞서고 있다.
더군다나 호남은 민주당 텃밭이자 그 상징성이 남다른 곳이기도 하다. 2002년 ‘노무현 신드롬’의 발원지도 광주였다. 이재명 캠프 소속 또 다른 의원은 “호남의 표심은 본선 경쟁력에 따라 갈린다. ‘될 사람 뽑는다’는 얘기다. 1차 슈퍼위크까지의 결과가 호남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면서 “이낙연 전 대표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언덕조차 사라질 것이다. 본선 직행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전 대표 못지않게 실망감이 가득한 곳은 정세균 전 총리 측이다. 당초 ‘이재명 이낙연’과 함께 ‘빅3’로 꼽혔던 정 전 총리는 누적 득표율 4.27%(2만 3731표)로 4위에 그쳤다. 1차 슈퍼위크에서 4.03%의 저조한 득표율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제 입장에선 실망스럽다”고 했다. 캠프 안팎에선 정 전 총리가 과연 완주할 수 있을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차 슈퍼위크에서 11.67%로 선전하며 누적 득표율 11.35%로 3위에 올랐다. 추 후보는 11일 대구·경북 투표에서 14.84%로 ‘깜짝 3위’에 오른 바 있다. 추 전 장관 약진은 앞서 정 전 총리의 부진과 함께 향후 경선의 합종연횡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가에선 향후 경선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이재명 대세론이 확인된 이상, 과연 ‘반이재명 연대’가 성립할 수 있느냐는 의문 때문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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