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자가 누리는 혜택은 다양하다. 먼저 삼성 서초사옥 5층에 있는 웨딩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초사옥의 경우 지하철역에서 5분 거리인 데다 단독 홀로 꾸며져 있고 다음 예식이 시작되기까지의 간격이 2시간 정도 된다. 덕분에 하객들끼리 동선이 겹칠 걱정 없이 여유롭게 예식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오는 장거리 하객들을 위해서 회사 버스가 무료로 지원되는 것도 작지 않은 혜택이다.
포스코는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동일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의 결혼복지 대상은 임직원뿐 아니라 606개 협력업체 직원까지 해당된다. 포스코 측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신청자를 받은 후 근무지에 따라 각 사옥 내에 위치한 웨딩홀, 폐백실, 신부 대기실 등을 무상대여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근무자들의 경우는 강남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포항제철의 경우는 예식장 시설이 갖춰진 대회의장을 대여해주고, 광양제철소는 이노베이션센터 7층 대강당과 백운산수련관을 결혼식장으로 내주고 있다. 임직원 자녀들에게까지 예식장 무료 대여가 가능하다. 사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포항제철소의 경우 한 해 32쌍이 이 결혼 복지를 통해 새 가정을 이룬다. 웨딩 장소뿐 아니라 하객 답례품 마련에 드는 비용 중 30만 원 상당을 회사 측에서 지원하고 있다.
현장 근무자 중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다보니 다문화 가정에 대한 결혼 혜택도 새로 마련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강남구청과 함께 공동으로 다문화가족 합동결혼식을 주최하고 있다”며 “참여가족의 사연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 시어머니의 격려 편지, 건강하게 잘 살자는 부부 선언, 깜짝 프러포즈 등 다채로운 스토리로 결혼식을 기획해 하객들에게 남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임직원 결혼 시에 웨딩홀을 20~30% 할인된 가격에 쓸 수 있도록 혜택을 주고 있다. 자금 지원도 있다. 예식 비용 중 10만 원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무주택 사원에 대해선 장기 저리(2%)의 주거지원금 대출제도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드는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경우 코오롱패션 브랜드에서 예복을 마련할 경우 50%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결혼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주고 있지만 코오롱 측은 그 비용 대해 “회사 내부 사정이라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현금으로 결혼 복지를 대신하는 대기업들도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결혼 비용 50만 원을 지원하고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1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회사 내 시설을 이용해 결혼식장을 무상 대여해 줬다”고 밝혔다. 그 장소는 바로 작고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자주 찾았던 영빈관. 지난 2002년 월드컵 때는 해외 VIP들이 머물다 간 곳으로 유명세를 탔다.
영빈관에선 훤히 보이는 잔디밭에서 야외결혼식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때 드는 인테리어 비용까지 회사에서 모두 부담해 인기가 높았다고. 그러나 현대중공업 측은 회사 내부 지침에 따라 영빈관 대여는 현재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의 경우 월급 100%를 결혼 축하금으로 지급하고 있었고 한화그룹의 경우는 서울프라자호텔 예식시 10%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었다. 통신 라이벌인 SK그룹과 KT는 부서 차원의 축의금과 화환을 전송하는 이외에는 회사 차원의 결혼복지는 마련돼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결혼복지 대신 결혼에 골인할 수 있게끔 지원을 아끼지 않는 대기업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한 결혼정보업체와 제휴해 임직원들이 해당 업체를 이용할 경우 80%의 비용을 회사에서 대신 지불하는 복지정책을 새로 마련했다. 결혼에 골인할 때까지 비용을 지원한다. 단 입사시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에 체크하는 사원에 한해서다.
한편 대기업 못지않은 결혼 복지를 갖춘 중소기업도 있어 시선을 끌었다. 공업용 용해로를 시공하는 ㈜PKG는 사원 결혼시 신혼여행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대신 여행 장소는 동남아로 제한하고 있다.
손지원 기자 snorkl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