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설’ 주현미 ‘숨 쉰 채 발견’ 강호동…악성루머·동명이인·장난·오보 탓 일파만파
연예계에 다양한 악성 루머가 존재하지만 가장 악의적이며 황당한 종류 가운데 하나가 사망설이다. 이런 루머가 확산되면 일반 대중에게도 충격이지만 특히 가족과 지인들이 크게 놀랄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언론의 오보로 사망설이 불거지기도 한다.
연예인 사망설의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는 2003년 불거진 모델 겸 배우 ‘변정수 사건’이다. 이 루머가 화제 됐던 까닭은 루머 유통 방식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소위 ‘증권가 지라시’는 있었지만 요즘처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되지는 않던 시기다. 그런데 변정수 사망설은 증권가에서 각종 정보가 오가는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유포됐다. SNS를 통한 연예계 루머 확산의 시초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게다가 루머가 기사 형태로 배포됐는데 이런 행태도 사실상 시초다. 이렇게 교통사고 사망설이 유포되면서 이를 진짜 보도 내용으로 오인한 대중들이 많아 사망설이 급속도로 퍼졌다. 변정수는 결국 경찰 수사를 의뢰했고 최초 유포자가 검거됐는데 대학생 변 아무개 씨였다. 고소가 이뤄지자 변 씨는 자신이 변정수 사망 기사를 처음 게시했다며 경찰서에 자진 출두했다.
사실 연예인 사망설의 시초는 따로 있다. ‘에이즈 감염설’로 시작해 사망 루머로 확산된 ‘주현미 사건’이다. 주현미 에이즈 사망설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악성 루머다. 관련 루머가 지속되자 주현미는 1994년 남편과 함께 TV에 출연해 건재한 모습을 드러내며 루머를 해소했다.
당시 주현미는 임신과 출산, 부친 사망 등으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다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힘겨운 일들로 조금 야윈 모습으로 활동을 이어가다 활동을 전격 중단하자 대중의 호기심이 발동했고 이것이 에이즈 감염설과 사망설로 이어졌다. 나훈아가 콘서트를 위해 대관한 공연장을 돌연 취소하고 활동을 중단한 뒤 악성 루머에 휘말렸던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스타의 갑작스런 활동 중단에 대한 호기심은 대부분 악성 루머로 이어진다.
2018년 ‘김아중 사망설’도 크게 화제가 됐다. 2018년 8월 14일 정오부터 김아중이 자택에서 사인 불명의 이유로 숨을 거뒀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당시는 본격적으로 SNS를 통해 증권가 지라시 형태의 루머가 확산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이 과정에서 위키백과 한국어판에 김아중이 향년 36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이 올라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소속사가 발 빠르게 “김아중은 현재 개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사망설을 공식 부인했고 이내 위키백과 한국어판도 다시 수정됐다.
가장 황당했던 사망설은 2011년 불거진 '강호동 사건'이다. 한 트위터의 장난에서 시작됐는데 사실 그 내용은 “강호동,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이었다. 그런데 이 트윗이 잘못 퍼지면서 사망설이 되고 말았다. 이후 ‘숨 쉰 채 발견’이라는 표현이 한동안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2016년 연말 갑자기 '송해 사망설'이 돌았다. 아흔이 넘은 원로 연예인의 사망설이라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지만 사실무근이었다. 이에 대한 송해의 대처에 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몇 달 뒤 한 방송에서 송해는 “그 전엔 그런 소문이 돌면 ‘너 참 오래 살겠다’고 했는데 막상 제가 그렇게 되니까 고민이 되더라”라며 “그래서 제가 그랬다. (저보고) 오래 살라고 그렇게 올린 거 아니냐고. 전문의들은 내 수명이 120세까지라고 진단했는데, 이번 괴문자 돌고 나서 30년 더 줬다. 그래서 150까지”라고 말했다.
2018년 11월 3일 불거진 '신성일 사망설'은 언론사의 오보 때문이었다. 신성일은 2017년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오보가 나왔는데 그 까닭은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신성일의 이름으로 빈소가 예약됐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팩트다. 당시 신성일이 매우 위독해 가족들이 장례식장을 예약했고 이로 인해 사망 소식이 보도됐던 것. 결국 신성일의 호흡이 돌아오면서 장례식장 예약도 취소됐다. 그렇게 사망설 기사는 오보가 됐지만 결국 신성일은 다음 날인 11월 4일 오전 2시 30분 별세했다. 오보가 나온 하루 뒤 실제 사망 기사가 보도됐다.
2012년 10월 그룹 쿨 멤버 '유리 사망설'도 오보 때문에 불거졌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더욱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다. 2012년 10월 17일 새벽 그룹 쿨 멤버 유리 사망 기사가 보도됐다. 보도는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유리가 그룹 룰라 멤버 출신 채리나 등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다른 손님들과 시비가 붙어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쿨의 유리는 그날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채리나와 지인들의 술자리는 실제로 있었고 사망 사건도 발생했는데 사망자는 유리가 아닌 쿨 멤버 김성수의 전 부인이었다. 그 소식이 잘못 전달되면서 엄청난 오보 사태가 터지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동명이인으로 인한 사망설도 종종 있다. 2009년에는 '양미경 사망설'이 화제가 됐다. 한 가수의 동생이 세상을 떠났는데 고인은 양미경과 동명이인이었다. 그 내용이 전달 과정에서 엉뚱한 사망설로 비화한 것이었다. 2011년 슈퍼모델 출신 '김유리 사망설'이 보도됐는데 실제 사망한 이는 방송인 김유리였다. 배우 김혜정도 동명이인인 배우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사망설에 휘말렸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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