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든 무명이든 해외선 낯선 얼굴 ‘유명세보다 연기력’…대신 감독·작가는 검증된 ‘경력자’로
드라마 ‘D.P’에서 대중들이 이미 얼굴과 이름을 확실하게 알고 있던 배우는 정해인과 김성균 정도뿐이다. 고경표를 비롯해 다른 유명 배우들도 여럿 나오긴 하지만 분량이 짧은 특별출연 배우들이다. 주조연급 상당수가 대부분 신인들인데 실제 군인처럼 보이는 그들의 활약이 ‘D.P’에 사실감을 더해 냈다.
물론 구교환도 연예계에선 꽤 알려진 배우였지만 대중이 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체감한 작품은 단연 ‘D.P.’다. 그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 ‘모가디슈’까지 잘 되면서 주연급으로의 스타 등극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조석봉 일병 역할을 맡은 조현철도 대중들 입장에선 낮선 배우다. 주연급으로 몇몇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온 조현철은 ‘D.P.’를 통해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으며 구교환과 함께 ‘D.P.’ 최대 수혜주가 됐다.
‘오징어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이정재, 박해수 정도는 당연히 누구나 아는 스타급 배우다. 그렇지만 허성태, 위하준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낮선 배우들이다. 얼굴은 다른 작품에서 본 듯한데 이름은 잘 모르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처음 보는 얼굴도 많다. 포스터에서 이정재 바로 옆 자리, 정확히는 정중앙에 위치한 ‘일남’ 역할의 오영수도 어느 정도는 얼굴이 알려진 배우다. 유명 연극배우인 오영수는 많지는 않지만 종종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했었기 때문이다. 스님, 그것도 큰 스님 역할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포스터만 보면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왜 이런 노인이 참여하게 된 것인지 궁금증이 유발되는데 사실 그의 비중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고 깊다. 아직 대중이 잘 몰랐던 연극계의 노배우 오영수는 그렇게 77세의 나이에 스타덤에 올랐다. 두 여배우 정호연과 김주령은 패션모델과 연극배우 출신으로 ‘오징어 게임’을 통해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됐다.
이런 흐름은 최근 화제가 된 ‘D.P.’와 ‘오징어 게임’만의 현상이 아니다. ‘오징어 게임’ 전까지 미국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인 ‘스위트홈’의 주인공은 송강이다. 요즘 가장 주목 받는 신인 가운데 한 명인 송강은 단연 넷플릭스가 배출한 스타다. ‘스위트홈’이 미국에서 터졌다면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인 ‘좋아하면 울리는’은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 두 편에 모두 송강이 나온다.
‘스위트홈’에는 물론 이진욱, 이시영, 김갑수, 김상호 등 기존의 유명 배우들도 나오지만 주연은 송강이다. 여기에 이도현, 김남희,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등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또 다른 화제작 ‘인간수업’ 역시 신인들이 중심이다. 아역배우 출신인 정다빈을 제외한 김동희, 박주현, 남윤수 등 주연 배우들이 대부분 신인이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최민수, 김여진, 박혁권 등 중장년 층 배우들이 무게감을 더해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가 처음부터 신인 위주의 캐스팅을 한 것은 아니다. ‘킹덤’의 경우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을 중심으로 김상호, 허준호, 김성규, 전석호, 진선규 등 유명 배우들이 중심이다. 김혜준 정도만 신인급이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며 처음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할 당시에는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안착하는 게 가장 중요했던 만큼 티켓 파워가 확실한 스타급 배우들이 절실했다. 그렇지만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자리를 잡은 뒤에는 전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K드라마를 만든다. 사실 한국 스타들 가운데에는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한류스타들이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어차피 신인이건 유명 배우건 해외에서는 대부분 낮선 얼굴이다. 따라서 유명세보다는 연기력이 더 중요한 터라 준비가 잘 돼 있는 신인 배우나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서 내공을 쌓은 배우들이 훨씬 더 경쟁력이 높다. 게다가 제작비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
이런 까닭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에 신인들이 출연해 스타덤에 오르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며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 입장에서도 ‘D.P.’와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을 만나면 한 번에 국내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갖게 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중요하게 바라보는 대목은 배우보다 감독과 작가다. 수작을 만들어 낼 역량이 검증된 감독과 작가를 확보하고 최대한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 김성훈 감독을 필두로 ‘D.P.’의 한준희 감독,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 ‘인간수업’의 김진민 감독, ‘좋아하면 울리는’ 시리즈의 이나정 감독과 김진우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영화계와 드라마계에서 확실한 검증을 거친 감독과 작가들이다. 배우처럼 신예 감독을 기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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