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톱스타 서태지와 이지아의 비밀 결혼과 이혼은 연예가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뉴스였다. 게다가 이지아 측이 제기한 위자료 청구 및 재산분할 소송으로 인해 이들의 결혼과 이혼을 둘러싼 내막이 법정에서 고스란히 공개될 상황에 처했었다. 이지아 측의 갑작스런 소송 취하로 법정 다툼은 중단됐지만 이지아가 왜 사생활이 공개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또 아무런 소득도 없이 소송을 취하했는지를 두고 갖은 의혹이 양산되고 있다. 사생활을 전혀 공개하지 않아 ‘외계인’으로 불렸던 이지아의 신상이 이번 논란을 겪으며 어느 정도 공개됐지만 여전히 가려져 있는 영역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이지아와 이지아의 가족을 둘러싼 궁금증과 오해가 새로운 미스터리로 연결되고 있다.
@‘10억 원+α’설 그 후
이지아가 갑작스럽게 소송을 취하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결과를 보면 아무런 성과 없는 소송 취하다. 이지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둡고 긴 시간들에 대해 이해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은 마음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라며 소송을 제기한 까닭을 밝혔다. 물론 김지아(개명 전에는 김상은)라는 본명을 밝히고 서태지와 결혼했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리며 ‘잃어버린 나’를 되찾긴 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본인과 가족이 너무 고통스러워 소송을 취하한다는 설명까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최측근을 통해 이지아 측이 ‘10억 원+∝’를 받고 소송을 취하했다는 설이 제기됐지만 서태지와 이지아 측은 모두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물론 이지아 측이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하다 승소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자인하며 소송을 취하한 것일 수도 있다. 거듭되는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미국에서의 이혼 소송 관련 자료 역시 일방적으로 이지아 측에 불리한 상황이었다.
현재 명확하게 드러난 정황은 서태지 측의 입장 표명이 있은 뒤 한 시간여 만에 소송 취하를 발표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이미 사전 합의가 돼 있었던 터라 한 시간 사이로 양측의 입장 표명이 있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서태지 측의 강력한 입장 표명으로 인해 이지아 측이 승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실상의 ‘항복 선언’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보통 변호사와 상의한 후에 결정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 한 시간이란 짧은 시간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이지아의 한 최측근 인사는 “더 이상의 내용이 대중에 공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 사이의 사전 합의에서 가장 중요시된 부분은 비밀유지였다고 한다. 이지아의 최측근은 “결혼과 이혼 등의 사생활 관련 사안이 더 이상 대중에 공개되지 않도록 비밀유지 계약을 했는데 이는 양측이 모두 원하던 사안이었다”라며 “이를 위해 사전 합의 역시 양측 소속사를 배제한 채 당사자와 변호사들을 통해 철저하게 비밀리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일요신문>에서 언론사 최초로 만난 이지아의 모친 조 아무개 씨 역시 “할 말 없다”는 입장을 밝힐 뿐 기자의 인터뷰 요청과 질문에 끝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재산은 얼마나 되나
이지아의 55억 원 소송이 불거진 뒤 가장 큰 의혹은 ‘왜?’였다. 위자료 청구 및 재산분할 소송의 경우 승소할지라도 55억 가운데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됐다. 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지아는 원활한 경제 활동을 영위하고 있었다. 오히려 소송을 통해 감춰진 사생활이 공개되면 스타의 지위를 잃어 더 많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뒤를 이었다. 게다가 이지아의 집안은 상당한 재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지아가 실제는 그리 부유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이지아의 한 최측근 인사는 연예매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지아가 과거에는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살았지만 연예계 꿈을 안고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무일푼이었다”고 밝혔다. 여전히 이지아의 가족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부친 김 아무개 씨는 사업가로 알려져 있는데 주로 해외에 거주 중이라고 한다. 이번 소송의 경우 부친 김 씨가 주도했는데 이를 위해 일시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친 조 아무개 씨는 백화점 등의 문화센터에서 활동 중인 유명 강사다. 슬하에는 이지아와 남동생이 있다. 이지아에겐 언니가 두 명 더 있는데 그들은 모친 조 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이다.
현재 이지아는 역삼동 소재의 주상복합건물에 홀로 살고 있으며 모친과 남동생은 서초동 소재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부친 김 씨는 해외에 거주 중인데 한국 내 주소지는 모친과 남동생이 사는 집이 아닌 친형(이지아의 큰아버지)이 살고 있는 경기도 소재의 한 아파트로 돼 있다. 이들 가족의 재산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겉으로 드러난 부동산 자산은 거의 없었다. 이지아와 그의 모친이 살고 있는 두 집 모두 타인 명의였다. 전세 내지는 월세 형태인 것. 물론 사업적인 이유, 내지는 신상정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부동산을 본인 명의로 구입하지 않고 임대해서 사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소유 형태와 면적 등을 놓고 볼 때 ‘현재는 부유하지 않다’는 의견에 더 무게감이 실린다.
이지아 역시 연예계 데뷔 이후 그리 큰돈을 벌진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급 배우이긴 하지만 회당 출연료가 5000만 원을 상회하는 톱스타는 아니다. 스타급 연예인에겐 CF 출연이 가장 큰 수입원이나 이지아는 외계인설이 나돈 이후 CF 출연도 급감했다.
@가족들에 대한 의혹
석연치 않은 소송 취하로 인해 서태지와 이지아를 둘러싼 의혹은 다시 판도라의 상자 안으로 들어갔다. 게다가 비밀유지 계약서가 존재한다는 최측근의 얘기가 사실이라면 그 상자는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묻혀버렸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게 상황은 종료돼 가고 있지만 대중의 호기심까지 끝난 것은 아닌 터라 루머 확산이라는 역풍이 서서히 불고 있다.
요즘에는 스타의 가족들도 매스컴에 종종 공개되곤 한다. ‘태지아(서태지와 이지아 합성어) 파문’으로 인해 불거진 루머들 가운데에는 이지아 가족에 대한 기본 정보만 확인돼도 쉽게 사실무근으로 밝혀질 수 있는 것들도 많다. 현재 네티즌들 사이에 이지아의 모친과 둘째 언니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모친 조 씨는 문화센터 유명 강사인 데다 둘째 언니 김 아무개 씨는 특급호텔 VIP웨딩팀에서 근무하며 유명 연예인 결혼을 많이 담당해 연예부 기자들과도 친분이 있다. 이처럼 어느 정도 대중에 알려진 인물인 탓에 네티즌들의 ‘신상털기’ 과정에서 어느 정도 실체가 드러난 것. 반면 부친과 큰언니, 그리고 남동생에 대해선 알려져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가장 결정적인 루머는 아역배우 심은경만 희생양이 된 ‘자녀설’이다. 처음 루머는 심은경이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이지아의 아역으로 출연했으며 다음 해에는 서태지와 함께 CF에 출연했던 인연에서 시작됐다. 심은경은 94년 생으로 이지아의 딸이라면 그가 열일곱 살에 낳았다는 얘기가 될 만큼 현실성은 크지 않다. 심은경 역시 “어이없고 황당하다”고 루머를 부인하며 “부모님께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부 네티즌이 심은경을 태지아 자녀라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잘못 알려진 이지아 큰언니의 이름이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 알려진 이지아 큰 언니의 이름이 심은경 모친 이름과 같은 것. 다만 성은 다른데 네티즌들은 큰 언니는 이지아 모친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라 성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심은경이 이지아의 딸인데 큰언니가 대신 키우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지만 확인 결과 이지아 큰언니의 실제 이름은 네티즌이 주장하는 이름과 달랐다. 잘못 알려진 이지아 큰언니의 이름으로 인해 심은경만 괜한 피해자가 된 것. 잘못 알려진 이지아 큰언니의 이름은 그가 탤런트 A의 첫사랑이라는 루머와도 연결된다. 과거 A가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찾은 첫사랑이 이지아의 큰언니라는 것. 그렇지만 이것 역시 이지아 큰언니의 이름이 잘못 알려지면서 벌어진 촌극으로 보인다.
이지아라는 이름의 탄생 배경에 대한 네티즌의 설명도 잘못된 루머일 뿐이다. 네티즌들은 서태지의 영문 이름 ‘seo tai ji’의 뒷부분 ‘ai ji’를 거꾸로 해서 띄어쓰기를 조금 달리하면 ‘i jia’가 된다며 ‘이지아’라는 예명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지아의 본명은 김상은으로 이후 김지아로 개명했다. 이지아의 본명인 김지아와 둘째 언니의 이름 사이에는 돌림자가 엿보인다. 네티즌이 잘못 알고 있는 큰언니의 이름에선 돌림자가 발견되지 않지만 큰언니의 실제 이름에선 같은 돌림자가 보인다.
따라서 김상은이라는 본명을 김지아로 바꾼 것은 두 언니와 같은 돌림자의 이름을 지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지아의 이름만 돌림자가 없는 까닭은 두 언니와 부친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워낙 언니들과 친분이 남달랐던 이지아가 어른이 된 뒤 언니들과 같은 돌림자가 있는 이름인 ‘지아’로 개명한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 예명에선 성까지 ‘김’에서 ‘이’로 바꿨는데 이는 신상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