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이트서 성매수자 확보해 월 1억씩 벌어…태국여성 소개소 “100여 곳과 거래” 수사 확대
자칭 ‘부천의 왕’ 정 아무개 씨(30)가 본격적인 기업형 성매매 업소 운영을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초로 알려졌다. 기업형 성매매의 총책 정 씨가 자신을 ‘부천의 왕’이라 부를 만큼 근거지는 경기도 부천시였지만 이들은 인천 부평과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일대로 영역을 확장해갔다. 관련 첩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당시 경기남부경찰청이 파악한 이들의 불법 성매매 업소는 12곳, 이들이 고용한 성매매 여성은 40여 명이었다.
경찰은 7월 30일 부천의 오피스텔을 급습해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 그리고 업소 직원 등 4명을 검거했다. 관련 신고를 받은 경찰은 부천 일대의 오피스텔 5곳을 기습 수색했는데 한 곳에서는 검거에 성공했지만 다른 4곳은 이미 달아난 뒤였다.
이를 계기로 경찰의 정 씨 일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8월 초 YTN이 경찰 수사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당시 YTN은 부천시 역곡동의 한 다세대 주택을 기습 취재했다. 한 태국인 여성은 취재진을 보고 달아났고 또 다른 성매매 여성은 방에 있다가 취재진과 맞닥뜨렸다. 이곳이 바로 정 씨 일당이 성매매 영업을 운영하던 원룸촌이었다. 이 지역 택배기사는 해당 원룸들에서 주로 코스튬 의상을 배달시켰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사설 보안업체 경보기가 설치돼 있는 부천 상동의 오피스텔도 성매매 장소로 이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이 문 앞에 서면 관리자에게 문자가 전송되는 CCTV까지 설치해 두고 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부천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기업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과 총책이 정 씨라는 점을 확인했다. 경찰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이들의 구체적인 운영 수법과 규모 등을 밝혀냈다. 또 정 씨 일당이 잘 되는 업소 한 곳에서만 매달 30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등 한 달 수익이 1억 원 이상이라는 점도 파악했다. 총책 정 씨를 추적하는 데 경찰 수사력이 집중됐는데 이 과정에서 정 씨가 평소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며 스스로를 ‘부천의 왕’이라고 얘기했다는 등의 정황도 확보했다. 이렇게 ‘부천의 왕’의 존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언론 보도를 통해 ‘부천의 왕’이 화제가 되자 정 씨는 기업형 성매매 운영을 중단하고 잠적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카드 사용 기록 등을 모두 감추고 차까지 버린 채 주거지를 떠났다.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며 숙박업소에서만 은거하는 등 철저한 잠적을 시도했지만 결국 경기남부경찰청은 8월 27일 정 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구속 기소된 정 씨의 첫 공판은 10월 18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열린다.
경찰은 총책 정 씨는 물론이고 함께 기업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직원 11명도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구속됐다. 정 씨 일당을 검거한 뒤 경찰이 파악한 이들의 성매매 업소는 애초 알려진 12곳이 아닌 무려 34곳에 이르렀다. 경기도 부천과 인천 부평,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일대에서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온 것이다.
이들은 주로 불법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통해 성매수자를 찾아 성매매를 알선했다. 성매수자에게 1인당 8만~23만 원 정도를 받았는데 이렇게 6개월 동안 정 씨 일당은 무려 6억 9400만여 원의 불법 수익을 벌어들였다. 정 씨가 한 달에 1억 원 이상 번다고 재력을 과시했다는 내용이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총책인 정 씨는 이렇게 벌어드린 불법 수익의 절반을 가져갔으며 나머지 불법 수익은 매출실적에 따라 업소별 실장 11명에게 배분했다.
이처럼 정 씨는 기업형으로 불법 성매매 알선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성매수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정 씨는 인터넷 광고 전문가를 고용해 불법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업소가 잘 보이는 가장 위쪽에 드러나도록 했다. 그만큼 단속 우려도 커진다는 점인데 이에 정 씨는 실명이 아닌 만화 캐릭터 별명을 활용해 왔으며, 업무지시와 매출 보고 등 직원들과의 소통도 철저히 SNS만을 활용하며 신분 노출을 최소화했다.
정 씨를 체포한 경찰은 정 씨 일당에게 성매매 여성을 공급한 업자 2명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40대 남성과 태국 국적의 30대 여성으로 부부 관계다. 이들은 자신들을 ‘에이전시’라며 태국인 성매매 여성 소개업체를 운영해왔다. 국내 체류 태국인 여성을 성매매 업소에 소개해주고 소개비를 받는 일을 해왔는데 외모를 기준으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소개비를 받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남편은 구속 상태다.
경찰은 에이전시 부부에게서 정 씨 일당의 성매매 업소를 포함, 무려 100여 곳에 200여 명의 성매매 여성을 소개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집을 압수수색했는데 이 과정에서 돈뭉치와 금반지 등 범죄 수익은 물론이고 휴대전화 10여 대와 관련 장부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정 씨 일당 외에도 이들 부부에게 성매매 여성을 소개받은 다른 성매매 업주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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