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사건은 2009년 7월 순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작업장에서 근무하던 할머니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막걸리를 마시고 사망했는데 막걸리에서 치사량의 10배가 넘는 청산가리가 검출되면서 이 사건은 명백한 살인사건임이 밝혀졌다.
끔찍한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잡지 못하던 와중에 범인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는데 별개의 사건을 수사하던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뜬금없이 이 사건의 범인을 잡았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지목한 이 사건의 진범은 놀랍게도 작업장에 막걸리를 가져온 최 씨의 남편과 막내딸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두 부녀의 범행 동기였는데 당시 검찰은 "부녀가 15년 간 부적절한 성적 관계를 이어오다 아내이자 엄마인 최 씨에게 이 사실을 들켰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백 씨 부녀는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12년이 흘렀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결백'이 개봉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건의 진실은 따로 있다'거나 '부녀의 자백은 수사기관이 쓴 소설이다'라는 이야기가 SNS는 물론이고 부녀가 살던 마을과 수사기관 내부에서조차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이런 소문이 퍼지고 있는 건지 부녀는 정말 아내이자 엄마를 살해한 끔찍한 범인인지 이야기해본다.
또 검찰이 제출하지 않은 자료까지 더해 사건기록 19권짜리 자료를 입수해 스토리텔러 변영주 감독,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와 재심 전문으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이 사건을 전면 재검토했다. 확증편향을 경계하기 위해 변 감독은 부녀의 무죄 가능성을 살피는 변호인의 입장에서, 배우 봉태규는 이들의 범행을 입증하는 검사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풀어 나갔다.
그런데 이야기가 한창 전개되던 중 변호인의 역할을 맡은 변 감독이 내놓은 뜻밖의 증거들로 녹화장은 충격에 휩싸이고 마는데 놀랍게도 그것은 당시 재판에서는 전혀 검토되지 않았고 제출되지도 않았던 피고인들의 알리바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이었다. 공정한 재판이었다면 당연히 제출되었어야 할 이 자료들은 박준영 변호사와 '당혹사' 제작진이 찾아나서기 전까지 무려 12년 동안 캐비닛 안에 감춰져 있었다.
사건 초기 이 사건의 프로파일링에 참여했던 권일용 교수는 "피의자 신문 조서에 기록된 몇 가지 숫자들만 보더라도 이 사건의 조사는 처음부터 잘못됐다"며 개탄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충격적인 자료를 입수,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명확한 증거는 자백뿐이었던 이 사건에서 과연 부녀가 왜 어떻게 자백을 했는지, 그 과정이 담겨있는 진술녹화 영상이 최초로 공개된다. 특히 이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죽은 최씨의 남편 백 아무개 씨의 경우 본인과 가족의 동의를 받아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조사 받는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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