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27일과 28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2043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5.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이하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윤석열 예비후보는 전주 대비 3.8%p 지지율이 상승해 28.0%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재명 예비후보는 지난주 대비 0.6%포인트(p) 상승해 지지율 27.6%를 기록하며 2위를 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두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음에도, 두 사람의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반대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는 홍준표, 이낙연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하락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30일 발표된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케이스탯·엠브레인이 합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전국지표조사(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28.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도 이재명 예비후보는 지난주 대비 1%p 상승한 29%의 지지율을 기록, 차기 대통령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나란히 하락하기는 했지만, 민주당은 2%p 하락, 국민의힘은 1%p 하락으로, 모두 오차범위 내의 근소한 하락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을 놓고 보면 대장동 의혹이 정당 지지율이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궁금하다.
이와 관련해 가장 유력한 해석은 정권 교체 희망 세력과 정권 재창출 희망 세력이 각각 ‘될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응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NBS 조사를 보면,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응답자는 47%인 반면, 정권 재창출을 희망한 응답자는 41%였다.
9월 29일 발표된 KSOI 여론조사(26~27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은 6.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p)를 보더라도,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51.3%, 정권 재창출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41.3%였다. 이렇듯 상당수의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이 우세한데,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정권 재창출 세력이 결집해도 이재명 예비후보가 약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것일까. 과거를 살펴보자. 2007년 대선 직전인 11월 25일의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정권교체 여론이 57.6%에 달했고, 2012년 11월 25일 미디어리서치 조사를 보면, 정권 교체 여론이 48.6%에 달했다.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높음에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일반 유권자들의 의식 속에 ‘정권 교체’와 ‘인물 교체’가 혼재하기 때문이었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정권을 가진 친이계로부터 박해를 받았다는 인상이 강해서 ‘여당 속의 야당’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이재명 예비후보를 여당의 후보라고 보기보다는, ‘여당 속의 야당 후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를 여야를 초월한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해서 악재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지지율을 유지하게끔 만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상황은 바뀔 수도 있다. 만일 이재명 예비후보가 민주당 최종 후보로 결정되면, 여당 속의 야당 후보라는 이미지가 약해지고, 단지 여당의 후보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지지세가 유지되지 못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번 대선은 여러모로 ‘“특이한 현상’이 속출하는 선거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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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