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집사부일체’ 잇따라 출연해 일상 공개…홍준표 출연 TV조선 ‘와이프 카드…’ 시청률은 5.6%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022년 3월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늘고 있다. 닻을 올린 ‘집사부일체’를 시작으로 국민의힘 홍준표 예비후보 역시 9월 28일 TV조선 예능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에 출연해 정치인 남편이자 두 아들을 둔 아버지로 살아가는 일상을 공개해 5.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대선주자들이 예능에 출연하는 목적은 확실하다.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을 보이면서 친숙한 이미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대중 감성을 공략하는 데도 예능은 탁월한 수단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선주자들의 예능 출연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정작 중요한 대선의 핵심 공약을 설명하거나 각 후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예능에서 일체 함구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예능을 활용하다 보니 칭찬 일색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대선주자들의 예능 출연…득? 실?
“이낙연의 꼼꼼함, 이재명의 ‘깡’을 빼앗고 싶다.” (윤석열)
“이낙연의 경륜, 윤석열의 공정할 거라는 평가와 기대를 빼앗고 싶다.” (이재명)
“윤석열의 투박함, 이재명의 순발력을 빼앗고 싶다.” (이낙연)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세 명의 대선 예비후보들은 경쟁 상대로부터 빼앗고 싶은 능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선 후보 선정을 위한 정당별 TV 토론회가 한창인 가운데 정제된 어법과 날 선 지적으로만 메시지를 내왔던 대선주자들이 예능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상대를 평가하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무엇보다 평소 보여주지 않았던 일상적인 모습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자택에서 촬영한 ‘집사부일체’에서 주방을 분주히 오가며 멸치 육수로 국물을 낸 김치찌개와 직접 양념한 불고기를 뚝딱 만들어냈다. 친구들의 술자리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 탓에 사법고시를 무려 ‘9수’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시절을 털어놓을 땐 유머감각도 돋보였다. 가수 이승기, 개그맨 양세형 등 프로그램 진행자들에게는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라!”라는 주문도 서슴지 않았다.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예능 공략도 비슷하다. 이재명 지사는 가난했던 유년기를 보낸 안동의 한 시골 마을에서 ‘집사부일체’ 촬영을 진행했다. 손수 사과를 깎아 진행자들에게 대접한 그는 어린 시절 한 번에 사과 24개를 먹었던 일화를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시장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한 부친이 팔다 남은 사과를 얻어와 썩기 전에 먹어 치워야 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진학도 포기하고 공장 노동자로 일하면서 대학교에 진학한 10대 시절도 허심탄회하게 꺼냈다.
이낙연 후보도 예능이 지닌 파급력을 십분 활용했다. 아내 김숙희 씨와 동반 출연해 전라남도 한정식 밥상을 손수 차렸고, 손주들과 영상 통화를 하는 모습에선 평범한 할아버지의 면모로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비록 후보별 출연 방송분의 시청률 기록은 엇갈렸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제작진도, 후보들도 소기의 목적을 이뤘다는 평가다.
이에 질세라 홍준표 후보도 예능에 적극적이다.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에 아내 이순삼 씨와 동반 출연한 홍 후보는 애처가의 면모를 보였다. 결혼 전 아내와 약속한 두 가지로 “밤 11시 이전 무조건 귀가”와 “남의 살을 탐하지 말라”를 꼽으면서 지금껏 지키고 있다고 했다.
#대선주자들의 예능 출연…‘철저한 계산’
대선주자들이 예능에 본격적으로 출연하기 시작한 때는 2012년 제18대 대선부터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SBS 예능 ‘힐링캠프’에 출연해 대중적인 이미지 구축을 시도했다. 특히 박 후보는 이전까지 베일에 가려졌던 일상을 공개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예능에서 자신만의 ‘폭탄주 제조법’까지 소개했다. 문 후보는 특전사 시절 ‘식스팩’으로 단련된 사진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런 전략은 2017년 대선으로도 이어졌다. 유승민, 문재인, 안철수, 안희정 등 당시 대선주자들은 정치 토크쇼와 예능의 성격을 접목한 JTBC ‘썰전’에 잇따라 출연해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했다.
현재 정당마다 예비경선이 한창인 상황에서 후보들의 예능 출연은 친근한 이미지를 쌓고 대중 인지도를 높일 절호의 기회로 꼽힌다. 실제로 윤석열 후보는 ‘집사부일체’에서 “점심 먹으면서 다음 날 저녁 메뉴까지 고민한다”거나 “부친이 검사 관두면 변호사 대신 식당을 차리라고 했다”는 등 평소 음식과 요리에 관심이 높은 모습을 처음 공개했다. 검찰총장 시절 날 선 표정으로 뉴스를 장식하던 얼굴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낙연 후보도 미리 준비한 ‘여름용 파자마’를 출연진과 나눠 입고 토크를 진행했다. “집에선 늘 파자마 차림”이라는 이유에서다. 편안하게 시청자에게 다가가려는 전략이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는 매일 포털사이트에서 이름을 검색하고 SNS에 쓴 글에 달린 댓글과 ‘좋아요’ 개수까지 확인하는 자신을 스스로 “관종”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정작 대선을 앞두고 예비경선 과정에서 촉발되는 각종 논란이나 이슈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석열 후보는 ‘집사부일체’ 녹화를 진행할 당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었고 아내 김건희 씨 및 장모 최 아무개 씨가 연루된 각종 사건에 대한 논란도 가중됐지만 예능에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본질은 빼고 이미지만 다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지사의 출연 분이 방송될 때도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 논란이 촉발된 시기였다. 녹화 당시 관련 의혹이 제기되기 전이라고 해도, 온갖 뉴스에서 연일 대장동 의혹을 쏟아내는 와중에 방송된 예능에서 가난했던 유년기만 추억하는 모습을 보여 “부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지적이 따랐다.
이해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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